한미그룹 3인연합, 이사회 확대 추진…임시주총 소집 청구(종합2보)
신동국·송영숙·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신규이사 3인 선임안 상정 요구
임종윤 "신 회장 이사 선임이라면 지지…분쟁 몰지 말라"
(서울=연합뉴스) 나확진 유한주 김현수 기자 = 한미약품그룹 송영숙 회장과 장녀 임주현 부회장,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008930]의 경영 체제 변경에 시동을 걸었다.
앞서 의결권 행사를 공동으로 하기로 한 송 회장과 신 회장 등 '3인 연합'은 29일 법무법인 세종을 통해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임시 주총 소집 청구 이유로 "전문 경영인 체제 구축을 통해 새로운 한미약품그룹으로 발돋움하기 위함"이라고 밝혀, 송 회장의 장남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와 차남 임종훈 대표이사 중심의 현 이사회 체제를 변경하려는 의도를 나타냈다.
이를 위해 해당 주총에서 현재 10명으로 된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정원을 12명으로 변경하고, 사내이사 2명과 기타 비상무이사 1명 등 신규 이사 3명을 선임하는 안건 상정을 요구했다.
아직 이들이 요구하는 신규 이사 후보가 누구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들은 "이번 안건 의결을 통해 시장에서 우려하고 있는 한미약품그룹 경영 상황을 빠르게 안정시키는 한편, 대주주와 전문 경영인이 조화를 이루는 '한국형 선진 지배구조 체계'를 확립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상법상 일정한 지분을 가진 주주는 이사회에 주총 소집 청구와 안건 상정을 제안할 수 있고, 이사회가 소집 절차를 밟지 않으면 법원의 허가를 받아 주총을 소집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은 두 달여 뒤에는 개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지난 3월 정기 주총에서 승리하며 동생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와 함께 그룹 경영권을 장악한 임종윤 사내이사는 이날 관계자를 통해 밝힌 입장에서 "신동국 회장의 이사 추가라면 지지한다"면서도 "이사회 확대는 정관 변경 사항으로, 주총 참석 의결권 3분의 2의 지지가 필요해 일방적 결정은 불가능하다"며 이사회 정원 확대에는 반대한다는 뜻을 시사했다.
임 사내이사는 또 "저는 경영 공동체 완성을 위해 작업 중이고, 이는 신 회장 등 3인 연합을 포함해 최종 결정될 것"이라며 "아직 결정되지 않은 사안을 분쟁으로 몰지는 말아달라"고 말했다.
한미그룹은 올해 초 OCI 그룹과 통합을 놓고 송 회장 모녀와 임종윤 형제간 의견이 나뉘어 경영권 분쟁을 벌인 끝에, 지난 3월 정기 주총에서 형제 측이 승리하며 경영권을 장악했다.
하지만 당시 분쟁에서 형제 측을 지지했던 신 회장이 이달 초 송 회장 모녀의 지분을 일부 인수하고 모녀 측과 의결권을 공동 행사하기로 하며 전문경영인 체제로 개편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했다.
이에 임 이사는 신 회장과 만난 뒤 지난 10일 "책임경영과 전문경영, 정도경영을 하이브리드 형태로 융합시키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대주주간 분쟁 종식'을 선언했지만, 이후 최고경영진 구성 등 핵심적인 세부 사항에 대한 방침이 발표되지 않으면서 분쟁의 불씨가 남아 있다는 관측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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