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항공유 의무화' 추세에…정유업계 시장 진출 속도
내달 7일 개정 석유사업법 시행…"새로운 수익 창출 기회"
정부, 3분기 중 SAF 확산 중장기 전략 발표…업계, 인센티브 등 지원 요청
(서울=연합뉴스) 한지은 기자 = 탄소 배출 규제로 지속가능항공유(SAF) 도입이 확대되는 가운데 올해 하반기 관련 제도 마련으로 국내 정유업계의 시장 진출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SAF는 화석연료가 아닌 폐식용유 등 바이오 기반 원료로 생산한 친환경 항공유로, 항공업계의 탄소 감축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꼽힌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내달 7일 개정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석유사업법)이 시행되면서 친환경 석유대체연료의 생산과 사용을 확대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될 예정이다.
기존에는 석유 이외 원료로 제품을 생산할 수 없었지만, 개정 법이 석유정제업의 범위를 '친환경 정제원료를 혼합한 것'으로 확장해 친환경 연료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가 SAF 상용화에 힘을 싣는 이유는 항공 분야 탄소 감축을 목표로 국제 기준이 잇따라 상향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내년부터 SAF 사용을 의무화하기로 했고, 싱가포르도 2026년부터 싱가포르에서 출발하는 모든 항공기에 대해 SAF를 섞어 쓰도록 했다.
정유업계는 SAF를 '기회의 시장'으로 보고 2030년까지 친환경 연료 분야에 6조원가량을 투입한다.
에쓰오일(S-OIL)은 지난 26일 올해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탄소 배출 규제에 따라 SAF가 새로운 수익 창출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에쓰오일은 지난 1월 바이오 원료를 국내 정유사 중 처음으로 정유 공정에 투입했으며, 국제항공 분야에서 SAF 생산을 공식 인증하는 'ISCC 탄소 상쇄 및 감축제도'(CORSIA) 인증을 국내 최초로 획득한 바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규제 샌드박스를 활용해 지난달 국내 업계 중 가장 먼저 SAF 수출에 성공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기존 정유 설비에 석유 기반 원료와 동식물성 바이오 원료를 함께 투입하는 '코프로세싱' 방식으로 SAF를 생산해 일본 트레이닝 회사 마루베니에 공급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9월 인천∼미국 로스앤젤레스(LA) 노선 대한항공 화물기에 SAF를 급유해 3개월간 시범 운항했고, SK이노베이션도 울산콤플렉스(울산CLX)에 SAF 생산 설비를 조성 중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SAF가 기존 항공유 대비 생산 단가가 높은 데다, 공급망 투자부터 시작해야 하는 만큼 인센티브 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EU, 미국 등 주요국과 비교해 국내 지원이 미흡하다"며 "항공유 수출 세계 1위 국가 지위를 유지하려면 지금 단계에서 과감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는 3분기 중으로 석유·항공업계 및 전문가, 관계부처 등과 협의해 'SAF 확산을 위한 중장기 전략'을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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