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캐즘 정면돌파'로 최대실적…올해 매출 100조 넘는다
매출·영업익 최대 이어 이익률도 최고…전기차 22% 늘며 실적 견인
현대차·기아 합산실적 사상 최대…영업익 30조 첫 돌파 가능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기아[000270]가 올해 2분기 전 세계적인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속 전기차 판매량을 20% 넘게 끌어올리며 분기 기준 최대 실적 기록을 썼다.
이로써 기아는 올해 처음으로 연간 매출 100조원 돌파가 유력해졌다.
기아는 불확실성이 높아진 올해 하반기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를 필두로 한 비(非)전기차의 '투트랙' 전략으로 이러한 실적 추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현대차에 이어 기아도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두 브랜드를 품은 현대차그룹은 올해 '연간 영업이익 30조원' 고지에 바짝 다가섰다.
◇ 매출·영업익 최대에 영업이익률 최고…연간 100조 매출 노린다
기아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7조5천679억원, 3조6천43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6일 공시했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각각 5.0%, 7.1% 증가한 수치로, 매출,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당기순이익도 5.0% 늘어난 2조9천566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를 찍었다.
영업이익률도 역대 최고인 13.2%를 나타냈는데, 이로써 기아는 올해 2분기 글로벌 완성차업체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거둘 가능성이 커졌다.
기아의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은 판매가 감소한 가운데 나왔다.
기아는 같은 기간 글로벌 시장에서 1.6% 감소한 79만5천183대를 판 것으로 집계됐다. 판매량 감소에도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고수익 차종 판매 확대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상반기 합산 실적은 매출 53조7천808억원, 영업이익 7조694억원으로, 기아는 올해 연간 매출 100조원 돌파가 유력해졌다.
기아는 지난해 연간 매출 99조8천84억원, 영업이익 11조6천79억원을 기록하며 연간 최대 실적을 쓴 바 있다.
◇ 전기차 캐즘을 전기차로 뚫었다
올해 2분기 기아의 선전에는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친환경차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8.3% 증가한 16만2천대를 기록했다.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포인트 늘어난 21.4%였다. 올해 1분기 팔린 기아 차량 5대 중 1대는 친환경차란 얘기다.
특히 전기차 캐즘 속에서 전기차가 가장 큰 판매 증가율을 보이는 역설적 상황이 기아 실적에서 연출됐다.
기아의 전기차는 올해 2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21.8% 증가한 5만4천대가 팔렸다. 이에 따라 전기차 판매 비중도 7.1%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7%대를 넘었다.
최근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하이브리드차도 7.5% 증가한 8만9천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여기에다 레저용차량(RV) 등 고수익 차종을 중심으로 판 판매 믹스(차량용 구성 비율) 개선도 호실적을 이끌었다.
올해 2분기 기아 판매량에서 RV가 차지하는 비중은 70%가 넘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상반기 기준 미국 시장에서 RV 비율은 71.7%에서 78.0%로 6.3%포인트나 뛰어올랐다.
여기에 우호적인 환율과 원자재 가격 하향도 실적을 견인했다. 대당 판매가격(ASP)도 3천630만원으로 6.6% 오르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지역별 판매를 보면 최대 시장인 북미에서는 늘었지만, 유럽, 국내 등 주요 시장에서는 줄었다.
북미 시장 판매량은 26만1천대에서 27만8천대로 6.4% 증가했다.
유럽 시장 판매량은 16만7천대에서 14만6천대로 12.5%의 감소율을 보였다. 고마진 시장인 국내도 15만1천대에서 13만8천대로 8.4% 줄었다.
기아는 올해 하반기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갖춘 RV 모델(쏘렌토·카니발)의 판매를 확대하고, EV3, EV6 상품성 개선모델 등 전기차 판매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 현대차·기아 합산실적 사상 최대…연간 영업익 30조 노린다
현대차와 기아가 나란히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하면서 올해 2분기 두 기업의 합산 실적은 사상 최대를 나타냈다.
두 회사의 올해 2분기 합산 매출은 72조5천885억원, 영업이익은 7조9천228억원이었다.
이는 직전 최대 실적이었던 지난해 2분기(매출 68조4천774억원·영업이익 7조6천513억원)를 넘어서는 것으로, 개별 기업에 이어 두 기업의 합산 매출과 영업이익도 역대 최대를 찍었다.
합산 순이익도 역대 최대인 7조1천305억원으로 집계됐다. 합산 영업이익률은 사상 최고인 10.9%였다.
여기에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기아의 합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39조4천599억원, 14조9천5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올해 현대차·기아의 연간 영업이익은 30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하반기 현대차·기아의 실적에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전기차 캐즘에 더해 고금리에 따른 수요 둔화, 최대 시장인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보조금 정책 변화, 경쟁 강화 등이 위기요소로 지목된다.
하지만 현대차와 기아가 2분기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 친환경차를 내세워 최대 실적을 올릴만큼 하반기에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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