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북한 경제성장률 3.1%…코로나19 완화 덕 4년 만에 성장
한은, 2023년 북한 경제성장률 추정…국민총소득, 남한의 60분의 1
대외교역 75% 늘어 코로나 직전 수준 회복…남북한 반·출입 규모는 '0'
(서울=연합뉴스) 민선희 기자 = 지난해 북한 경제가 4년 만에 성장한 것으로 추산됐다.
한국은행은 26일 '2023년 북한 경제성장률 추정 결과' 보고서에서 유엔의 국민계정체계(SNA) 방법을 적용해 추정한 북한의 성장률 등 각종 통계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32조3천201억원으로 전년(31조3천618억원) 대비 3.1% 늘었다.
북한 경제는 지난 2020년부터 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다가, 4년 만에 성장세로 돌아섰다.
강창구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대북 경제제재 조치가 지속되고 있지만 코로나19 관련 통제가 완화됐고, 중국과의 대외 교역이 증가했다"며 "양호한 기상 여건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강 부장은 올해 성장률 전망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난해 성장률 반등이 그간 부진에 따른 일시적인 것이라고 평가한다"면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요인으로는 대중무역 증가, 러시아와의 경제협력 확대, 북한 내부의 지방발전 20×10 정책 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북한의 경제성장을 산업별로 보면 농림어업(-2.1%→1.0%)이 생육기 양호한 기상 여건과 비료 수입량 증가 등으로 작물생산이 늘면서 증가세로 전환했다.
제조업(-4.6%→5.9%) 중에서는 경공업이 가발 등 임가공 생산이 확대 영향으로 0.8% 늘었고, 중화학공업도 1차금속제품 등을 중심으로 8.1% 증가했다.
건설업(2.2%→8.2%)은 주거용 건물 건설을 중심으로 증가 폭이 확대됐다.
광업과 서비스업은 각각 2.6%, 1.7%씩 늘었으며 전기가스수도사업은 수력발전과 화력발전이 모두 줄면서 4.7% 감소했다.
지난해 북한의 산업구조를 보면 광공업(30.5%→30.7%), 전기·가스 수도사업(2.2%→5.4%), 건설업(10.8%→11.0%) 비중이 상승했다.
반면 농림어업(23.1%→22.0%), 서비스업(33.4%→30.9%) 비중은 하락했다.
2023년 기준 북한의 국민총소득(명목 GNI)은 40조9천억원으로, 남한(2천443조3천억원)의 약 60분의 1인 1.7%에 불과했다.
1인당 국민총소득은 158만9천원으로 4천724만8천원인 남한의 30분의 1(3.4%) 수준에 그쳤다.
2023년 북한의 대외교역 규모(재화의 수출·수입 합계. 남북 간 반·출입 제외)는 27억7천만달러로 전년(15억9천만달러) 대비 74.6% 늘었다.
수출(3억3천만달러)은 신발·모자·가방을 중심으로 늘어 전년의 2배 수준으로 뛰었다. 수입(24억4천만달러) 역시 비료, 플라스틱제품 등을 중심으로 71.3% 증가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대외교역 규모는 코로나19 직전 수준에 근접했으나 대북 제재 이전(2011년부터 2016년까지 연평균)과 비교하면 41% 수준에 불과했다.
강 부장은 북러 협력 확대가 북한 대외교역에 미칠 영향에 대해 "북한이 군수물자를 러시아에 제공하는 대가로 얻는 것들이 있을 수 있다"며 "국방이나 항공 분야의 첨단 기술이나 관광, 노동자 파견 등을 예상해볼 수 있지만, 앞으로 어떻게 되는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남북한 반·출입 규모는 전무했다.
2016년 3억3천260만달러에 달했던 남북한 반·출입 규모는 그해 개성공단 폐쇄 조치 이후 급감해 2020년 390만달러, 2021년 110만달러, 2022년 10만달러에 그쳤으며 지난해에는 실적이 아예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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