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사장 "하반기 전세 보증사고 줄 것…보증수수료 현실화 필요"
'집값 정점' 2022년 6월 이전 체결 계약 올해 만료
'시세 90% 가격에 임대' 든든전세주택 활용…재무구조 개선 추진
(세종=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유병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은 올해 하반기부터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이하 전세보증) 사고율이 낮아질 것으로 25일 전망했다.
현재 전세보증 수수료율은 사고율에 견줘 낮은 수준이라며 수수료를 리스크에 따라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밝혔다.
유병태 HUG 사장은 이날 국토교통부 출입기자단과 간담회에서 "올해 상반기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전세 계약의 보증 사고율이 상당히 높게 나타나고 있으나, 하반기에는 사고율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집값과 전셋값이 정점이던 2022년 5∼7월까지 맺어진 전세계약 만기가 지나가면 빌라 시장을 뒤흔든 역전세·전세사기 문제가 어느 정도 가라앉을 수 있다는 뜻이다.
전세보증 사고율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데는 작년 5월부터 보증 가입을 허용하는 전세가율(집값 대비 전세가 비율)을 100%에서 90%로 조정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HUG는 보고 있다.
지난해 집주인이 전세금을 제때 내어주지 못해 발생한 전세 보증사고 중 77%가 부채비율 90∼100%인 주택에서 발생했다.
부채비율은 집주인의 주택담보대출 등 담보권 설정 금액과 전세 보증금을 합한 금액을 집값으로 나눈 수치다. 보통 이 비율이 80%를 넘으면 집을 처분해도 세입자가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받지 못할 수 있어 '깡통주택'으로 본다.
유 사장은 전세보증 보증료율과 관련해서는 "현실화할 필요성이 있다"며 "사고율 대비 보증료율이 너무나 낮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HUG가 공공기관의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보증료율을 현실화하더라도 가입하는 임차인에게 큰 부담이 돼서는 안 된다는 전제는 지켜야 한다"면서도 "정부, 유관기관과 협의해 보증료율 현실화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HUG는 앞서 보증료율 현실화를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보증사고 리스크가 큰 주택에 대해선 보증료율을 지금보다 높이고, 낮은 주택은 낮춰 차등화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유 사장은 든든전세주택 등을 활용해 대위변제 회수율을 높여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HUG는 지난 2022년부터 전세보증 사고가 늘어나면서 당기순손실로 돌아섰다. 지난해에는 당기순손실액이 3조8천억원까지 늘었다.
HUG가 지난해 전세보증에 가입한 세입자에게 내어준 돈(대위변제액)이 3조5천540억원, 임대사업자가 가입하는 임대보증 대위변제액은 1조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올해 시작한 든든전세주택은 HUG가 집주인 대신 전세보증금을 갚은 뒤 채권 회수를 위해 경매에 내놓은 주택을 다시 낙찰받아 임대하는 제도다.
HUG로서는 통상 2년가량 걸리는 채권 회수를 더 빨리할 수 있고, 임대보증금을 받아 유동성도 확보할 수 있다. 든든전세주택 세입자는 시세의 90% 가격에 최대 8년 동안 거주할 수 있다.
HUG는 지금까지 든든전세주택으로 활용할 빌라, 오피스텔 등 982가구를 낙찰받았다. 내년까지 1만가구를 공급하는 게 목표다.
cho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