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세법] 스포츠 용병, 원천징수 강화…외국인 감독·코치도 포함
면세점 송객수수료 부가세 직접납부하는 특례 도입…통관효율화
(세종=연합뉴스) 송정은 기자 = 외국인 직업운동가들에 대한 원천징수가 강화된다.
'억대 연봉'을 받는 외국인 운동선수들이 낮은 세율을 적용받은 뒤 이듬해 정산하지 않고 출국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계약기간과 관계없이 20%의 원천징수세율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외국인 직업운동가에는 운동선수뿐만 아니라 감독과 코치까지 포함된다.
축구 국가대표팀의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의 연봉 논란 속에 앞으로 홍명보 감독이 물색하는 외국인 코치도 내년부터 개정되는 조항을 적용받을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4년 세법개정안을 25일 발표했다.
정부는 먼저 거래질서를 정상화하기 위해 면세점이 송객수수료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직접 납부하는 '매입자 납부 특례'를 도입기로 했다.
송객수수료란 여행사가 면세점으로부터 관광객 유치에 대한 대가로 받은 수수료를 말한다.
여행사가 면세점으로부터 관광객 유치 대가로 부가세를 포함한 송객수수료를 받은 뒤 부가세를 납부하지 않고 탈루·폐업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그간 부가세 탈루 문제가 있었던 면세점 송객수수료에 대해 매입자가 부가세를 납부하는 특례 제도를 도입해 세원 투명성을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사망보험금에 대한 납세의무 승계 범위를 합리화한다.
사망보험금 자체는 현재도 상속세가 부과되지만, 피상속인(재산을 물려주는 고인)이 체납 세금이 있을 경우 종합소득세 등을 어떻게 승계할지를 명확히 하겠다는 것이다.
현행법상 상속재산을 전부 포기한 경우만 사망보험금을 상속재산에 포함하는데, 이를 상속재산을 전부 또는 일부 포기한 경우나 국세 등을 체납한 피상속인이 보험료를 납입한 경우 사망보험금을 상속재산에 포함토록 개정한다.
외국인 운동선수(직업운동가)에 대한 원천징수도 강화한다.
외국인 운동선수의 사업소득에 대해 계약기간과 관계 없이 원천 징수세율 20%를 일괄 적용키로 했다. 현행 소득세법에서는 계약기간 3년 이하인 경우 20%, 3년 초과인 경우 3%를 적용하고 있다.
이는 예납적 원천징수로, 외국인 운동선수들은 다음 해 5월 종합소득세 신고·납부 시 또는 출국 시에 정산한다.
그러나 실제 계약기간이 3년 이하인데도 3년 1개월 등 3년이 넘는 것처럼 계약기간을 조정해 3% 원천징수세율 적용받은 후 세금을 정산하지 않고 출국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앞서 정부는 2018년에도 세법을 개정해 계약기간 3년 이하 외국인 운동선수에 대해 원천징수세율을 20%로 조정했다.
개정된 내용은 내년 1월 이후 지급하는 분부터 적용된다.
성실납부 관행 정착을 위해 일정 요건에 해당하는 수입업자가 월별로 관세사의 성실신고 확인을 받아 확정 납세 신고하는 제도도 관세법에 신설한다.
조세포탈사업자 대상으로는 부가가치세를 수시로 부과할 수 있는 근거도 만든다.
정부는 또 양도소득세 이월 과세 적용 대상 자산을 확대할 방침이다.
토지·건물 등 부동산을 배우자·직계존비속에게 증여받아 10년 내 양도하는 경우 조세회피 방지를 위해 증여자의 취득가액을 기준으로 양도차익을 계산하는데, 앞으로는 이월과세 적용 대상 자산에 양도일 전 1년 이내 증여받은 주식 등을 추가한다.
납세자에게 친화적인 환경도 만든다.
내년부터 해외직구 물품 수입 전 거래정보를 확보해 통관을 효율화한다.
선별검사 등 간소한 통관절차를 적용받고자 하는 국내외 전자상거래 업체는 관세청에 등록을 선택할 수 있다. 관세청장의 요청을 받은 등록업체는 판매 물품 거래정보를 물품 수입 전까지 제공한다.
관세청은 제공받은 거래정보 등을 활용해 간소한 수출입 신고, 선별 검사 등을 적용한다. 현재는 모든 전자상거래물품에 대해 엑스레이(X-ray) 검사를 하고 있다.
납세자가 재난·중상해로 세금을 납부 기한 내 내기 어려울 때 기한을 연장, 고지 유예해주는 제도도 확대한다.
현재는 특별재난지역 내 사업장을 가진 자로 한정되는데 지원 대상자에 사업장이 특별재난지역에 있지 않더라도 해당 지역에서 재난 등으로 부상당한 개인사업자도 추가된다.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을 지원하기 위해 국채 등에 투자한 국외투자기구에 이자 소득 등을 지급할 때 원천징수 의무를 면제하는 대상에 국외 사모펀드를 추가한다.
과태료가 강한 편인 해외금융계좌 신고 의무 제도도 합리화한다.
과소·미신고의 경우 현행 위반 금액의 최대 20%, 20억원 상한인데 이를 위반 금액의 10%, 10억원 상한으로 낮춘다. 거짓·미소명도 위반 금액의 20→10%로 줄인다.
s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