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올림픽 끝나기 전까진 새 정부 구성 안 해"

입력 2024-07-24 05:12
마크롱 "올림픽 끝나기 전까진 새 정부 구성 안 해"

총선 후 첫 공개 인터뷰…"안정 중요·상황 바꿀 처지 아냐"

좌파 추천 총리 후보에는 "핵심은 인물 아닌 의회 과반수 확보 가능성"

올림픽 출전 이스라엘 선수단 위협 움직임엔 "강력한 용어로 규탄"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2024 파리올림픽이 끝나는 8월 중순까지는 새 총리를 임명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저녁 프랑스2 방송과 인터뷰에서 "올림픽 개최국으로서 우리의 책임은 모든 것이 순조롭게, 최상의 조건에서 진행되도록 하는 것"이라며 "그래서 나는 안정을 택했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현재 현안을 책임지고 있는 정부는 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국정을 잘 운영할 것"이라며 "8월 중순까지는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도 선수촌을 방문한 자리에서 올림픽 기간은 "정치적 휴전"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다만 "예산을 준비하고, 국가를 위한 결정을 내리려면 정부가 필요하기 때문에 올림픽이 끝난 후 가능한 한 빨리 정부를 구성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이달 7일 조기 총선이 마무리된 이후 총선 결과에 대해 공개 인터뷰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이 루시 카스테트 파리시 재정국장을 총리 후보로 제안한 점에 대해선 "핵심은 정치 진영이 제시한 이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요한 건 정부가 개혁안을 통과시키고 예산을 통과시키고, 국가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의회에서 과반수를 확보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NFP나 범여권, 우파 공화당 등 그 어느 정당도 그들의 공약을 (단독으로) 이행할 수 없다. 각 정당이 타협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며 정당들이 의회 다수 진영을 만들어야 한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총리직을 요구하고 있는 NFP를 겨냥해선 "그들이 이번 의회에서 어떤 형태로든 다수를 차지했다고 말하는 건 잘못"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정치적 교착 상태 시 사임 가능성도 다시 한번 일축했다.

그는 "프랑스 국민은 내게 임무를 부여했다. 그들은 나에게 두 번이나 그 임무를 맡겼다"며 "내 소원은 국가의 안정으로, 나는 내 임무를 완전히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1년 내 추가 의회 해산 가능성에도 "의회 내 다수를 차지할 수 있는 세력이 안정을 원한다면 더 이상의 해산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헌법상 대통령은 1년에 한 차례 의회 해산권을 발동할 수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오는 26일 개막하는 파리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겠다는 의지도 강하게 피력했다.

그는 "1세기 만에 다시 치르는 올림픽이 새로운 페이지를 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통해 열정을 되찾고,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센강 개막식에 대해선 "처음 시나리오대로 센강에서 열릴 것"이라며 "모든 보안 점검이 완료됐다"고 전했다.

보안을 위해 센강 주변의 통행이 제한돼 시민들이 불편을 겪는 점에 대해선 "상점이나 식당 주인 등이 얼마나 많은 영향을 받는지 잘 알고 있다"며 "이런 제약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금요일이 되면 그만한 가치가 있었던 이유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스라엘 선수들 역시 러시아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올림픽 참가에 제약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물음엔 두 경우의 "상황이 다르다"며 가자지구 전쟁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달리 "침략 전쟁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스라엘 선수들은 올림픽에서 환영받지 못한다"는 극좌 성향 의원의 논란성 발언과 관련해 "이스라엘 선수들은 우리나라에서 환영받는다"며 "어떤 식으로든 이 선수들을 위협하는 모든 사람을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프랑스는 그들의 안전을 보장할 책임이 있다"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개막식에 참석할 경우 "우리의 의견 불일치에도 그가 온다면 다른 모든 사람처럼 환영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개막식 공연에 세계적인 가수 셀린 디옹이 참여하는지에 대해선 "그는 엄청난 예술가이기 때문에 그가 개막식에 참석할 수 있다면 정말 기쁠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날 각종 SNS에는 셀린 디옹이 파리에 도착했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그가 개막식에서 공연할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퍼졌다. 셀린 디옹은 근육이 뻣뻣해지는 신경질환을 앓고 있어 한동안 무대에 서지 못했다.

개막식에는 미국 유명 가수 레이디 가가도 공연할 것이라는 설이 돌고 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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