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네타냐후와 거리두기…백악관 회동하되 의회연설 보이콧

입력 2024-07-23 10:53
수정 2024-07-23 17:14
해리스, 네타냐후와 거리두기…백악관 회동하되 의회연설 보이콧

다른 일정 들어 불참…바이든 회담과 별개로 가자지구 현안 논의

"이스라엘 지지 유지하되 가자 민간인 위기에 우려 표명 계획"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거리두기를 통해 뚜렷한 경고 메시지를 발신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의회 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오는 24일 미국 연방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열리는 네타냐후 총리의 연설은 벤 카딘(민주) 상원 외교위원장이 주재하기로 했다.

통상적으로 외국 정상의 의회 연설은 당연직 연방 상원의장인 부통령이 주재해왔으나 해리스 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의 연설에 참석하지 않고 미리 계획된 행사를 위해 인디애나폴리스로 이동할 예정이다.

부통령 대신 실질적으로 상원 의장직을 맡는 임시의장인 패티 머리(민주) 상원의원도 네타냐후 총리의 연설을 주재하지 않기로 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연설에는 해리스 부통령, 머리 의원뿐만 아니라 상당수 민주당 의원이 불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인 가자지구에서 군사작전을 지속하는 네타냐후 정권에 대한 노골적 보이콧으로 인식된다.

이스라엘은 작년 10월부터 가자지구를 봉쇄하고 사실상 무차별적인 공세를 지속해 현지의 인도주의 위기는 계속 악화하고 있다.



전쟁 이후 가자지구 내 사망자는 3만9천명을 넘었고 인구 230만명 중 대다수가 피란민으로 전락해 굶주리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 특히 민주당 지지층에는 이스라엘을 향한 반감과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민주당 정권을 겨냥한 비판이 거세다.

네타냐후 의원은 미국 의회 연설에서도 이스라엘의 자기 방어권을 강조하며 가자지구 군사작전의 정당성을 주장할 계획이다.

이날 연설은 애초 야당인 공화당이 대선을 앞두고 행정부의 대이스라엘 견제를 비판하기 위한 정치공세의 장으로 조직했다.

머리 의원은 "연설에 참석할 계획이 없다"며 "지금은 지속적인 휴전이 가장 중요하고 나는 휴전이 합의되도록 계속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의 의회 연설에 불참하지만 행정부 수뇌부로서 대외정책 현안 논의를 위해 사무적 회동은 갖기로 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번 회동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의 회담과는 별개로 이번 주 백악관에서 이뤄진다.

해리스 보좌진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회동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밝히되 가자지구 민간인의 위기에 우려를 표명할 예정이다.

그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휴전 협상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의 교환,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수, 파괴된 가자지구 재건을 담은 3단계 휴전안을 지난 5월 말에 제시한 바 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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