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해리스 대선 후보 확정시 '경쟁적 中 때리기' 가능성 우려

입력 2024-07-23 10:19
수정 2024-07-23 17:15
中, 해리스 대선 후보 확정시 '경쟁적 中 때리기' 가능성 우려

승산 염두 해리스, '中전기차 최대 200% 관세' 트럼프보다 더 가혹한 강공 관측도

SCMP "해리스, 홍콩·대만·남중국해 항상 강공 주문"…中에선 해리스 승리 회의적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선 중도 포기 이후 민주당 대선 후보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유력 거론되는 가운데 중국은 그로 인해 경쟁적인 '중국 때리기'가 현실화할 것으로 우려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3일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대부분 승계할 것으로 예상되는 해리스 부통령이 향후 승산을 높일 목적으로 중국을 겨냥한 더 강경한 정책을 내놓을 거라는 얘기다.

푸단대 국제문제연구원 부원장을 지낸 선딩리는 SCMP에 "해리스 부통령이 공화당 후보로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더 높은 관세율을 중국산에 부과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후보와 경쟁 차원에서 바이든 미 대통령보다 더 가혹하게 중국을 공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 공화당 후보로 확정돼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선 트럼프 후보는 미국 내 자동차 생산을 확대하는 한편 중국산 자동차의 경우 100%에서 200%의 관세를 부과해 사실상 미국에서 팔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공언한다. 자동차 이외 중국산에 대해서도 이전보다 더한 고율 관세를 매긴다는 방침이다.

사실 2016년 말 대선에서 승리하고 집권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 이듬해 중국산 제품에 3천억달러(약 391조원) 규모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본격화했다.

뒤를 이어 집권한 바이든 대통령은 애초 중국과 무역 전쟁으로 인한 미국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는 입장이었으나, 취임 이후엔 트럼프 행정부 시절의 대중국 관세를 유지하면서 동맹과 연계해 중국의 첨단 기술 접근을 차단한 디리스킹(위험 제거) 정책까지 더했다.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중국 때리기'는 득표에 호재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민주당과 공화당 후보 모두 경쟁적으로 대중국 압박책을 모색하는 형국이다. 중국으로선 이래저래 곤혹스러운 처지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해리스 부통령의 대중국 정책에 대해 싱가포르국립대의 미·중 관계 전문가인 충자이안 교수는 "바이든 대통령 정책을 따를 것"이라고 봤고 전직 외교관 출신이자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가안보회의(NSC) 국장을 지낸 브렛 브루엔은 "그동안 이력을 볼 때 중국을 겨냥해 강경한 언행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해리스 부통령은 중국의 특별 행정구인 홍콩과 신장 위구르 지역의 인권 문제는 물론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대만 지원,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대응에서 항상 강공을 주문해왔다고 SCMP는 전했다.

그는 부통령이던 지난 2022년 1월 시오마라 카스트로 온두라스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당시 라이칭더 대만 부총통을 만났다. 같은 해 9월 대만의 자체 방어력 확보를 기존 미국 정책에 근거해 지지하겠다고 밝힌 적도 있다.

상원의원 시절 홍콩에 대한 중국의 민주주의 및 자치권 침해 문제와 관련해 홍콩 당국자들을 제재하는 법안을 마코 루비오(플로리다·공화) 상원의원과 함께 초당적으로 발의했고 '(중국) 위구르자치구 인권 정책 법안' 등에도 참여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남중국해 영유권을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중국이 필리핀 선박을 위협한 것을 비판하면서, 이와 관련해 미국이 개입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중국 내에선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승리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인 반응이 적지 않다. 현재 추세라면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후보로 확정돼 트럼프 후보와 한판 대결을 하겠지만, 총격에도 살아난 트럼프 후보 기세를 꺾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인 셈이다.

베이징 싱크탱크인 타이허연구소의 에이나르 탕겐 수석연구원은 "해리스 부통령이 독특한 정책 비전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당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선딩리 전 푸단대 국제문제연구원 부원장도 "(후보가 누가 되든) 미 대선에서 민주당이 이기긴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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