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하차 초읽기' 들어갔나…"이제 시간문제" 대선판 분수령
"중도하차 문제 놓고 자아성찰 중…연임도전, 마침표를 향해 가기 시작"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코로나19 감염 후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델라웨어 사저에서 요양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 후보 사퇴 문제에 대해 숙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18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중도하차 문제를 놓고 자아 성찰을 하고 있다. 그는 이 문제를 아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중도하차를 기정사실화하고, '발표는 시간 문제'로 보는 민주당 관계자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등 지금껏 바이든 대통령의 연임 도전을 지지했던 민주당 지도부까지 자진 사퇴를 권유하고 나선 상황에서 무조건 완주만을 고집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의 입장 변화는 바이든 대통령이 완주할 경우 11월 대선에서 참패할 것이라는 비공개 여론조사 결과 때문으로 알려졌다.
블루로즈 리서치가 실시한 이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모든 경합주에서 패배할 뿐 아니라 뉴햄프셔와 미네소타, 뉴멕시코, 버지니아, 메인 등 2020년 대선에서 완승했던 지역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무릎을 꿇게 된다.
또한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인 뉴저지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2.9%라는 근소한 우위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민주당 지도부는 전체 유권자 절반가량이 '민주당 정치인들은 바이든의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있고, 부정직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에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소속 정치인 전체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11월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각종 선거에서 참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최근 바이든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대선을 완주할 경우 연방 상원의 다수당 자리도 공화당에 빼앗길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여론이 급격하게 '사퇴 불가피론'으로 모이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의 주변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일부 백악관 인사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장악력이 가장 약해진 상태"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연임 도전이 마침표를 향해 가기 시작했다는 언급도 있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패배 가능성을 보여주는 각종 여론조사에 대해 적대감을 보였던 스티브 리체티 백악관 선임고문도 최근에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열린 자세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리체티 선임고문은 부통령 시절부터 바이든 대통령을 보좌한 최측근 인사다.
민주당 소속인 마이크 퀴글리 연방 하원의원(일리노이)은 "바이든 캠프가 변화 가능성에 대해 더 이상 맹렬한 거부감을 보이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바이든 캠프는 요양 중인 바이든 대통령을 제외하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내세운 선거운동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열리는 유세에서 마이크를 잡는다. '세컨드 젠틀맨' 더그 엠호프는 애리조나주의 집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19에서 완치할 경우 오는 26일부터 이틀간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리는 정치자금 모금행사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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