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3분기 채무상환부담에 기업·가계 신용위험 확대 전망"
한은 설문조사…은행권, 건전성 관리·대출 규제에 대출 문턱 높인다
(서울=연합뉴스) 민선희 기자 = 금융기관들은 전반적으로 올해 3분기 기업과 가계의 신용 위험이 더 커질 것으로 우려했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은행이 예상한 3분기 신용위험지수(종합)는 21로 나타났다.
2분기(30)보다 9포인트(p) 낮아지긴 했으나, 신용위험이 커질 것이라는 응답이 감소할 것이라는 응답보다 많았다.
한은은 이 조사에서 신용위험, 금융기관 대출태도, 대출수요에 대한 평가(크게 완화·증가-다소 완화·증가-변화 없음-다소 강화·감소-크게 강화·감소)를 가중 평균해 100과 -100 사이 지수를 산출했다.
지수가 양(+)이면 "증가(신용위험·대출수요)" 또는 "완화(대출태도)"라고 답한 금융기관 수가 "감소" 또는 "강화"보다 많았다는 뜻이다.
신용위험지수 변화를 대출 주체별로 보면, 대기업(6)이 전 분기보다 3p 올랐다. 중소기업(36)은 전 분기 대비 변화가 없었으며, 가계(17)는 전 분기보다 14p 급감했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 신용위험은 일부 취약 업종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높은 수준이 계속될 전망"이라며 "가계의 신용위험도 채무상환 부담 등으로 높은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3분기 대출수요지수(15)는 2분기(5)보다 10p 올랐다.
가계의 경우 주택시장 회복 기대 등으로 주담대(6→19)와 일반대출(-8→8) 모두 수요 증가 관측이 크게 늘었다.
기업의 경우 대기업(8→0)은 회사채 시장 등이 안정되면서 대출 수요가 현 수준을 유지하는 한편, 중소기업(17→22)은 대내외 경제 여건 불확실성 등으로 운전자금 중심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3분기 은행의 종합 대출태도지수(-15)는 전 분기(-6)보다 강화할 것이라는 의견이 더 늘었다.
대출자별로 보면 대기업(3→-3)은 완화우세에서 강화로 돌아섰으며 중소기업(-3→-11)도 강화할 것이라는 의견이 더 많아졌다.
한은은 대내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에 더해 석유화학, 철강 등 경기민감 업종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면서 여신 건전성 관리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가계의 경우 가계주택(-6→-6)은 최근 주담대가 빠르게 증가한 데 대한 경계감으로 강화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가계일반(-14→-19)도 가계부채 관리 방안 시행 등으로 강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비은행 금융기관들도 이번 설문조사에서 3분기 대출자들의 신용 위험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업권별로 상호저축은행(25), 상호금융조합(45), 신용카드회사(6), 생명보험회사(25)에서 모두 3분기 신용위험지수가 중립 수준(0)을 크게 웃돌았다.
비은행 금융기관의 3분기 대출태도지수를 보면, 상호저축은행(-11), 상호금융조합(-27), 생명보험회사(-8)는 대출 태도를 강화하겠다는 답변이 많았고, 신용카드회사(0)는 현 수준의 대출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달 4∼20일 204개 금융기관(국내은행 18·상호저축은행 26·신용카드 8·생명보험사 10·상호금융조합 142) 여신 총괄 책임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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