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하 기대·트럼프 재선 관측에 금값 사상 최고(종합)
"지정학적 긴장 등 가능성에 안전자산 선호"…국채금리도 4개월만 최저
(뉴욕·런던=연합뉴스) 이지헌 김지연 특파원 =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관측 속에 16일(현지시간) 국제 금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도 4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이날 금 선물 가격 종가는 온스당 2천467.80달러로 전장보다 1.6% 상승, 지난 5월 20일 이후 2개월 만에 전고점을 경신했다.
이날 금 현물은 오후 2시 18분 현재(미 동부시간 기준) 전장보다 1.8% 오른 온스당 2천464.82달러에 거래돼 역시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이전에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 거의 확실시되면서 시장 참가자들이 금값 상승에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값은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지거나 금리가 낮아질 때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금값은 이번 달 들어서만 6% 올랐다.
지난 주말 총격을 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성공에 대한 관측이 커진 것도 금값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및 감세 정책은 미국 재정적자와 지정학적 긴장을 키울 수 있고, 이는 인플레이션 압력과 안전자산의 매력을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키 쿠퍼 스탠다드차타드 금 분석가는 금값 상승에 대해 "물가상승률 데이터의 완화가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을 높였고 (트럼프 영향으로) 안전자산과 인플레이션 위험 회피를 추구하는 투자심리가 재점화했다"고 분석했다.
스위스 금 거래 업체 MKS 팜프의 니키 실스 수석 분석가도 "투자자들이 트럼프 집권시 미국 물가상승 및 재정적자 가능성을 신경 쓰고 있다"며 "연준의 독립성이 의문에 부닥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국채 금리도 금리 인하 기대를 반영해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50분 현재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4.17%로 전날 뉴욕증시 마감 무렵 대비 6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 3월 13일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이날 연준이 9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5.25∼5.50%로 동결할 확률을 0%로 반영하고 있다.
월가에선 6월 소비자물가 발표 이후 연준의 9월 인하 전망을 강화한 상태다.
앞서 지난 11일 발표된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3.0%를 나타내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낮았다.
전월 대비로는 지수가 0.1% 하락, 미국에서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되던 2020년 5월 이후 4년여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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