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설득이 더 급한 위기의 바이든…유세 대신 잇단 화상 회동
내홍확산에 적극 지지층 흑인의원들조차 '바이든 후보유지' 우려
해리스·질 바이든,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서 트럼프에 '맞불 유세'
(워싱턴=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미국 민주당 안팎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 압박이 확산하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공개 유세 일정 없이 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화상회동을 하며 대(對)의원 설득을 이어갔다.
지난 11일 오후, 결정적 실수 없이 마친 단독 기자회견에서 대선 완주 의지를 강력하게 밝히며 사퇴 요구에 맞섰던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경합주인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유세에서도 재선 도전 결심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며 사퇴 불가에 쐐기를 박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은 델라웨어 레호보스비치에서 휴식을 취하며 '새로운 민주당원 연대', '의회 진보 코커스' 소속 의원들과 두 차례 화상회동을 하고 의원들에 대한 직접 설득에 나선다고 미국 언론들이 측근을 인용해 보도했다.
회동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완주 의지를 거듭 강조하면서 대선에서 꼭 승리하겠다며 자신을 중심으로 단합할 것을 호소할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엔 '아시아·태평양 코커스', '히스패닉 코커스' 소속 의원들과 화상회동을 가진 바 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이런 각개 격파 노력에도 공개적으로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의원들이 이어지고 있고, 전날 화상회동에선 한 의원이 바이든 대통령의 면전에서 재선 도전 포기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의 의회 내 핵심 지지 그룹인 '의회 블랙 코커스'(CBC) 소속 흑인 의원들조차 지금까지는 대체로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지만 그가 후보직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고 NBC방송이 보도했다.
CBC 소속 60명 의원 중 지금까지는 아무도 후보 사퇴를 요구하지 않았지만, 당 안팎의 후보 사퇴 요구가 계속되면서 일부 의원들이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두 명의 흑인 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당 지도부와 후원자, 유권자들에게 자신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길 수 있는 최적의 후보라는 점을 확신시키지 못한다면 후보로서 계속 활동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고 NBC는 전했다.
또 다른 두 명의 흑인 의원들도 NBC에 시간이 지날수록 대선 후보로서 바이든 대통령의 입지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길 수 있는 최고의 인물이라는 평가도 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에 지난 2020년 대선 때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경쟁했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버몬트)은 이날 뉴욕타임스 기고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여전히 민주당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길 최고의 가능성을 제공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샌더스 의원은 "미스터 바이든이 늙고, 말실수하는 경향이 있으며, 걸음걸이가 뻣뻣하고 트럼프와 재앙적인 토론을 했다는 걸 알지만, 대통령 선거는 엔터테인먼트 콘테스트가 아니며 90분간의 토론으로 시작하거나 끝나지도 않는다"라고 적었다.
한편,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 오후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대규모 유세에 나선 데 맞서 바이든 대통령 측도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맞불 선거운동을 벌인다.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할 경우 '대체 후보 1순위'로 거론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오후 필라델피아에서 아시아·태평양섬 출신자들을 대상으로 열리는 타운홀미팅에 참석해 유세를 벌이고, 질 바이든 여사는 피츠버그에서 이탈리아계 만찬 모임에 참석해 연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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