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자금 알아서 관리' 타깃데이트펀드 8년새 160배 급성장
총설정액 10조원 넘어…ETF와 경쟁하며 노년 준비 상품으로 부상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노후 자금을 마련해주는 '타깃데이트펀드'(TDF)가 최근 8년 사이 160배 넘게 '광폭 성장'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 TDF의 총설정액은 10조원을 넘겨, 앞으로 인기가 더 커질지 주목된다.
14일 펀드 평가 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국내 TDF의 설정액은 2016년 말 663억원에 불과했지만 2018년 말 1조2천554억원, 2020년 말 4조844억원 등으로 계속 늘어 작년 말에는 9조4천883억원에 달했다.
2016∼2023년 연평균 성장률은 161%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선 지난 11일 기준 TDF 설정액이 10조8천96억원으로 '10조원 고지'를 거뜬히 넘었다. 약 8년 동안 설정액이 163배로 불어난 셈이다.
TDF는 목돈이 필요한 고객의 은퇴 시기를 '타깃 데이트'(목표 시점)로 정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운용사가 펀드의 자산 배분을 바꿔주는 것이 특징이다.
통상 처음엔 주식처럼 상대적으로 위험이 큰 자산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수익률을 올리고, 은퇴 시점에 가까워지면 채권 같은 안전 자산의 비중을 확대한다.
고객이 신경 쓰지 않아도 알아서 수익성과 안정성을 모두 공략하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이런 장점 덕에 TDF가 미국 퇴직연금(401K)에서 이미 '대세' 상품이 됐다.
국내에서도 고객이 투자 방향을 선택하는 확정기여(DC) 퇴직연금의 규모가 올해 117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돼, TDF의 성장 여력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TDF에서 잘 알아야 할 개념으로는 '빈티지'와 '샤프 지수'가 있다.
빈티지는 고객이 퇴직하는 예정 연도를 뜻한다. 예컨대 '빈티지 2040'이라고 하면 2040년에 고객이 은퇴해 돈을 찾는다는 목표 아래 TDF가 설계됐다는 얘기다. 같은 TDF라도 상품마다 빈티지는 다르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샤프 지수는 투자 위험 정도를 감수할 때 돈을 얼마나 잘 벌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지표다. 위험 대비 수익이라는 일종의 '가성비'다. 수치가 높을수록 TDF가 나중에 좋은 성과를 낼 공산이 커진다.
에프엔가이드가 시중 자산운용사의 TDF를 전체 빈티지 모음(시리즈)으로 정리해 최근 1년의 평균 샤프 지수를 산출한 결과를 보면 '한국투자TDF 알아서ETF포커스' 시리즈가 2.41로 가장 수치가 높았다.
그 외 상위권으로는 '마이다스 기본TDF' 시리즈(2.09), 'NH-아문디 하나로TDF' 사리즈(1.96), 'KCGI 프리덤TDF'시리즈(1.84), '미래에셋 전략배분 TDF'시리즈(1.81) 등이 있었다.
샤프 지수는 개별 빈티지마다 또 달라지는 만큼 상품에 가입할 때 재확인해야 한다
TDF도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미리 정한 배분 전략에 따라 자산 투자를 하기 때문에 시장 환경의 변화에 따라 상장지수펀드(ETF) 같은 경쟁 상품보다 실적이 못해 보일 수 있다.
예컨대 '증시 약세가 심해지는데 무리하게 주식을 처분한다' 같은 불만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금융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TDF는 스스로 무난하게 돈을 굴려준다는 특성이 핵심"이라며 "이런 편의성과 안정성에 중점을 둔다는 전제 아래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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