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또 말실수…트럼프 조롱엔 '너 중범죄자인 거 알아' 응수

입력 2024-07-12 17:02
수정 2024-07-12 17:43
바이든 또 말실수…트럼프 조롱엔 '너 중범죄자인 거 알아' 응수

젤렌스키를 푸틴으로 소개한 데 이어 해리스를 트럼프로 잘못 지칭

트럼프 조롱에 대한 기자 질문엔 "그의 말을 들어라" 답하기도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11일(현지시간) 단독 기자회견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대선 상대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 잘못 부르는 실수를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59분 동안 생중계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완주 의지를 거듭 피력하며 민주당 안팎에서 거세지는 대선 후보 사퇴론에 정면으로 맞섰다.

그는 노련하고 여유 있는 자세로 여러 외교 이슈를 언급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등 지난달 27일 대선 후보 첫 TV 토론으로 불거진 고령·인지력 논란을 불식하려는 모습이었지만 또 다른 말실수는 피하지 못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과 관련한 첫 번째 질문에 답하면서 그의 이름을 잘못 지칭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she)가 대통령이 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면 나는 트럼프 부통령을 부통령으로 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처음부터 나는 그 부분을 거침없이 이야기했다. 그는 대통령이 될 자격이 있고 그래서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표하면서 '트럼프'로 잘못 언급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실수를 따로 정정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 전에 열린 우크라이나 지원 협약 행사에서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소개하면서 "신사 숙녀 여러분, 푸틴 대통령"이라고 잘못 말했다. 재선 도전 포기 압박 속에서 하지 말아야 할 실수를 연달아 한 셈이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부통령' 이후로는 큰 실수 없이 기자회견을 이어갔다.

젤렌스키 대통령을 '푸틴'이라고 언급한 일에 대해 질문받았을 때는 파안대소하며 자신이 그 즉시 실수를 정정했다고 소개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실수를 알아차리고는 "그가 푸틴을 물리칠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이라고 고쳐 말했다.

기자회견이 끝날 무렵에는 한 기자가 "아까 해리스 부통령을 '트럼프 부통령'으로 잘못 말한 것을 두고 트럼프가 당신의 나이와 기억력을 조롱하고 있는데 이런 비판에 어떻게 대응하겠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미소를 지으며 "그의 말을 들어라"(Listen to him)고 답하고는 기자회견장을 나갔다.

이를 두고 미국 뉴욕타임스는 "바이든이 오늘 밤 기자회견에서 남긴 마지막 말은 '그의 말을 들어라'였다. 이는 언론이 바이든의 모든 실수보다 트럼프의 선언과 정책 항목에 관심을 덜 두고 있다는 생각을 요약한 것이자 그러한 언론에 보내는 세 단어 경고"라고 해석했다.



다소 모호한 이 발언에 대해 바이든 캠프의 케빈 무노스 대변인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그의 말을 들어라'는 곧 프로젝트 2025를 공부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로젝트 2025는 보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이 전직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 등과 집필한 보고서로 차기 보수 정부의 국정과제를 담고 있다.

민주당은 이를 '극우 로드맵'으로 규정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최근 인터뷰에서 "나는 프로젝트 2025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며 그들이 말하는 것의 일부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거리두기를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조롱'을 직접 맞받아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트럼프 부통령' 발언을 가져다 비꼬는 글을 올렸는데 바이든 대통령은 엑스에 해당 게시글을 캡처해서 올리면서 "그래, 나는 그 차이를 알고 있다. 한명은 검사이고 다른 한명은 중범죄자다"라고 적었다.

해리스 부통령은 검사 출신으로 캘리포니아주의 첫 흑인 법무장관을 지냈다. 그에 비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 추문 입막음 돈' 의혹 사건 형사재판에서 미국 역사상 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중범죄로 유죄평결을 받았는데 이를 꼬집은 것이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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