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증세 번복 뒤 내각 대폭 개편
반정부 시위 계속되자 내각 대부분 해임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케냐에서 증세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로 수십 명이 숨진 가운데 윌리엄 루토 대통령이 장관 대부분을 해임하고 새 정부를 꾸리기로 했다.
루토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TV 연설에서 리가티 가차구아 부통령과 무살리아 무다바디 총리 겸 외무장관을 제외한 내각 전원을 해임한다고 밝혔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그는 국민 의견을 수렴해 이같이 결정했다며 간결하고 효율적인 새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27억달러(약 3조7천억원)의 세금을 추가로 걷는 대규모 증세 법안이 케냐 의회를 통과하자 전국에서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경찰은 의회에 난입한 시위대를 향해 발포하는 등 강경 진압했다. 케냐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달 18일 시위가 시작된 이래 최소 39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했다.
루토 대통령이 법안 거부권을 행사해 시위 규모가 줄었으나 일부 시위대는 계속 정권 퇴진을 요구했다.
케냐는 정부 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70%에 달해 이자에만 세수의 37%를 쓰고 있다.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한 증세 법안이 무산되자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케냐 국가신용등급을 'B3'에서 'Caa1'으로 한 단계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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