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금사과' 걱정은 없습니다"…햇사과 작황 청신호

입력 2024-07-11 17:18
"이제 '금사과' 걱정은 없습니다"…햇사과 작황 청신호

가을 사과 수확량은 5% 감소…가격 불안 가능성



(대구=연합뉴스) 전재훈 기자 = "이대로만 잘 커 준다면 작년보다 20~30%는 더 수확할 수 있어요."

대구 군위군 부계면의 한 과수원 주인 최동일(60)씨는 11일 '올해 사과 작황이 어떻냐'는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물음에 "이제 사과 걱정은 없다"며 이같이 답했다.

이날 송 장관이 찾은 최씨 과수원 나무에는 주먹 크기의 햇사과 '썸머킹'이 주렁주렁 열려있었다.

최씨는 "올해에는 봄철 저온 피해가 없었고, 비가 많이 오지 않아 약을 제때 칠 수 있었다"며 "조생종 출하량이 작년보다 많아 가격 안정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군위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에선 최씨 과수원 등에서 수확된 햇사과들을 분류·포장·출하하는 작업이 이뤄졌다.

APC 작업자들은 분류된 썸머킹을 무게에 따라 정해진 개수대로 봉투에 담은 뒤 박스에 쌓았다.

이날 박스에 담긴 썸머킹 7.5t은 전국의 대형마트, 온라인몰 등으로 출하됐다.



군위 농산물산지유통센터가 이날부터 다음 달까지 햇사과 '썸머킹'을 140t(톤) 출하하기로 하는 등 본격적인 사과 수급이 시작됐다.

이에 고공 행진하던 사과 가격이 당분간 안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군위 농산물산지유통센터는 지난해 봄철 저온 피해와 탄저병 영향으로 75t을 첫 출하하는 데 그쳤지만, 올해에는 봄철 저온 피해 피해를 겪지 않아 작황이 좋은 상황이다. 아울러 거래 농가를 확대해 확보량을 늘렸다.

사과 등 과일 가격은 지난해부터 오르기 시작해 올해 초 가파르게 상승했다.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신선과실 물가 상승률(41.2%)은 1991년 9월 이후 가장 높았다.

사과는 지난 1월에 56.8% 오른 데 이어 2월에 71.0% 급등했다. 3월 서울 일부 마트에서는 굵은 사과 1개가 8천원에 판매되기도 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날 사과 도매가격은 1㎏에 9천700원으로, 1년 전보다 25.3% 높은 가격이다.

사과 가격은 지난해 생산량이 30% 감소하면서 상승해왔다.

그러나 올해 사과 작황이 양호해 가격이 안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날 군위 농산물산지유통센터에서 출하된 사과의 도매가는 1㎏에 6천~8천원 수준이다.

박진웅 대구경북능금농협 유통사업본부장은 "일주일 뒤부터 다음 달 10일까지는 츠가루(아오리)가 수확되고, 다음 달 15일부터 9월까지는 홍로 등 중생종이 나온다"며 "지난해 대비 올해 전국 수확량이 약 20~30%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사과 생산량이 평년보다 1.3% 감소한 48만5천톤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보다는 가격이 안정될 수 있지만 평년 수준으로 회복하긴 어려울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사과 결실률이 평년보다 높지 않아 가을철 사과 가격은 안갯속이다.

박 유통사업본부장은 "가을철 만생종 수확량은 평년보다 5%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탄저병과 봄철 저온 피해를 입지 않은 햇사과를 수확하는 동안에는 사과 가격이 다소 안정될 수 있지만, 가을에는 탄저병 등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등 변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ke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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