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러에 깜깜이 되나…"트럼프, 나토와 정보공유 축소 추진"

입력 2024-07-11 16:32
수정 2024-07-11 19:58
유럽, 러에 깜깜이 되나…"트럼프, 나토와 정보공유 축소 추진"

"재집권시 관계재설정 구상…우크라 안보에 심각한 결과"

"러, 유럽 다른 국가로 군사작전 확대 때 동맹 대응능력 약화"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재집권에 성공할 경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과 안보 및 군사 정보 공유를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 참모들은 이 방안이 나토 회원국에 대한 미국의 지원과 협력을 줄이는 광범위한 계획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미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가 복수의 유럽 및 나토 고위 당국자들을 인용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당국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 참모들과 미국의 나토 참여를 줄이는 폭넓은 계획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정보 공유 축소 구상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거 재임 기간 방위비 분담의 형평성을 문제 삼아 나토 동맹 체제에 의문을 제기하며 탈퇴 위협을 했다.

나토가 미국에 크게 의존하는 러시아에 대한 정보가 줄어들 경우 2년 넘게 계속되는 러시아의 침공을 격퇴하려는 우크라이나의 안보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미국은 그동안 러시아의 군사작전과 전술 변화, 우크라이나 영토 내 러시아군의 움직임 등에 대한 중요 정보를 공유했다.

유럽의 한 당국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결심했다는 것을 많은 나토 국가가 확신하는 데 도움은 준 것은 미국 정보였다"며 "일부 국가는 러시아가 성공적인 군사작전을 수행할 능력이 있다고 믿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만큼 미국의 정보력에 대한 나토의 의존도가 크다는 것이다.



미 고위 당국자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시 나토와의 정보 공유 축소 가능성은 이번 주 미 워싱턴DC에서 개막한 나토 정상회의에서 주요 논의 대상에 올랐다.

이 당국자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넘어 유럽 대륙으로 군사작전을 확대하기로 결정할 경우 정보 공유 축소는 러시아의 침공을 견딜 수 있는 유럽의 능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특히 러시아와 관련해 동맹국들과 공유하는 정보의 양을 늘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보 공유 축소 구상은 나토가 유럽 전역에서 러시아가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방화 등 각종 사보타주(파괴공작) 혐의에 대한 증거 수집 활동을 강화하는 가운데 나왔다.

나토 고위 관계자는 "미국은 이런 사보타주 작전에 대한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나토 내 정보 공유를 늘렸다"며 "이는 (사보타주 대응에) 실질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동맹국들이 테러 공격 가능성에 대비하거나 눈앞의 군사적 위협에 맞설 수 있도록 항상 특정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존 브레넌 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나토 회원국 간, 그리고 우크라이나와의 정보 공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군사 침략에 대응하고 유럽과 그 너머에서 불안을 조성하는 러시아의 활동을 적발하고 저지하기 위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나토 동맹국 및 파트너 국가와의 미국 정보 공유를 차단하거나 대폭 축소하는 것은 서방 안보 이익에 즉각적이고 엄청나게 오래 지속될 수 있는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트럼프 선거캠프는 폴리티코의 관련 논평 요청에 직접 답변하는 대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그가 "평화를 회복하고 세계 무대에서 미국의 힘과 억지력을 재건할 것"이라고 밝혔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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