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나토 견제 속 안방서 개도국 '우군' 확보 공들여

입력 2024-07-11 16:38
시진핑, 나토 견제 속 안방서 개도국 '우군' 확보 공들여

방글라데시 총리·기니비사우 대통령과 잇달아 정상회담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개발도상국 정상들을 잇달아 안방으로 초청, 우군 늘리기에 나섰다.

11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자국을 방문한 방글라데시 총리, 기니비사우 대통령과 잇따라 정상회담을 하고 양자관계 강화와 개도국 간 협력 중요성을 역설했다.

시 주석의 이런 행보는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있는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의 맹주로, 미국의 견제에 맞서 '우군'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과 서방 중심인 나토가 워싱턴DC 정상회의에서 채택한 공동성명을 통해 러시아는 물론 중국을 견제하는 메시지를 발신한 때라는 점도 이런 해석에 힘을 싣는다.

시 주석은 전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자국을 공식 방문한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와 정상회담을 통해 수교 50주년을 맞은 양국 관계를 전면적 전략 협력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기로 합의했다.

그는 회담에서 "중국은 방글라데시와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포함해 경제, 무역, 투자 등 분야 협력을 심화하고 방글라데시의 경제발전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시나 총리도 "경제, 무역, 인프라, 빈곤 퇴치 등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확대하길 희망한다"며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화답했다.

중국 입장에서 방글라데시는 개도국 간 협력이란 점 외에도 국경 분쟁 당사자인 인도를 견제한다는 차원에서 중요한 전략적 의미를 갖고 있다.

방글라데시는 1971년 파키스탄으로부터 독립하는 과정에서 군사적 지원을 받은 인도와 전통적 우호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과도 무역과 인프라 투자 등의 차원에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또 시 주석은 전날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우마로 시소코 엠발로 기니비사우 대통령과도 회담하고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켰다.

서아프리카에 위치한 기니비사우는 인구 약 200만명의 소국으로, 1974년 포르투갈에서 독립한 이후에도 4차례의 쿠데타와 10여차례의 쿠데타 시도로 정치적 혼란과 사회 불안정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은 자국 외교 수장의 새해 첫 방문지로 아프리카를 선택하는 관행을 34년째 이어올 정도로 이 지역을 중요하게 여긴다.

특히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맞서 미국도 아프리카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어 미·중 간 경쟁 측면에서도 아프리카가 갖는 전략적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중국 당국은 엠발로 대통령 부부를 위해 시 주석 부부가 성대한 환영식과 환영연회를 주재했고, 권력 서열 2위인 리창 총리와 별도 회동도 마련하는 등 극진히 환대했다.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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