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러시아·우크라 직접 대화 회복 위한 조건 창조해야"(종합)

입력 2024-07-08 16:23
시진핑 "러시아·우크라 직접 대화 회복 위한 조건 창조해야"(종합)

헝가리 총리, 우크라·러 이어 中찾아 우크라전 중재 논의…"시진핑에 방문결과 통보"

시진핑 "EU 순회의장국 헝가리, 中-EU 관계 역할해달라"…오르반 "中과 긴밀 협조"



(베이징·서울=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홍제성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8일 하반기 유럽연합(EU) 순회의장국이 된 헝가리의 오르반 빅토르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고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 방안 등을 논의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오전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오르반 총리와 만나 "조기 휴전과 정치적인 해결책 모색은 각 당사자의 이익에 부합한다"며 "현재 중점은 '전장 확산 방지, 전투 격화 방지, 각 당사자 자극 방지'의 3원칙을 준수해 형세의 완화를 조속히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국제 사회는 양측(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직접 대화·협상 회복을 위해 조건을 창조하고 도움을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중국은 줄곧 자신의 방식으로 적극적으로 평화 주선·협상 촉진에 적극 나서왔다"며 "중국과 헝가리의 기본적 주장·노력의 방향은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오르반 총리는 지난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조속한 휴전과 평화 협상을 촉구했고, 5일에는 러시아를 전격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평화 방안을 논의했다.

대러시아 제재를 주도하는 EU 의장국 정상이면서도 중재 역할을 자임한 것이다.

다만 그의 제안을 젤렌스키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거부한 데다 푸틴 대통령도 휴전 협상을 위한 기존 조건을 고수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져 중재 노력은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르반 총리의 중국 방문은 우크라이나·러시아 방문 결과를 토대로 중국과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 방안을 깊이 있게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특히 오는 9∼11일 미국 워싱턴DC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32개국이 참여하는 연례 정상회의가 열릴 예정이어서 더 이목을 끌었다.

신화통신은 "(중국과 헝가리) 양측은 우크라이나 위기에 관해 중점적으로 깊이 있는 소통을 진행했다"며 "오르반 총리는 최근 우크라이나·러시아 방문 관련 상황을 통보했고, 시 주석은 정치적 해결을 위한 중국 견해와 주장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이 '중국과 헝가리의 기본적 주장과 노력의 방향이 같다'고 발언한 점 등으로 미뤄 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 방식 등에서 큰 틀에서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 매체는 오르반 총리가 시 주석에게 어떤 입장을 밝혔는지는 소개하지 않았다.

오르반 총리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중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평화를 위한 조건을 만드는데 중요한 강대국"이라고 말했다.

그는 베이징 도착 직후에는 '평화 사명(Peace Mission) 3.0'이란 제목으로 화춘잉 중국 외교부 부부장의 환영을 받으며 공항에 도착한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중국-헝가리 정상회담은 시 주석의 유럽 3개국 순방을 계기로 지난 5월 9일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회담 이후 두달 만에 다시 열린 것이기도 하다.

시 주석은 이날 중국산 전기차 '관세 폭탄' 등으로 무역 마찰까지 겪고 있는 EU와의 관계 안정화 필요성도 거론했다.

그는 "중국과 EU 사이에는 지정학적 모순(문제)과 근본적 이익 충돌이 없다"며 "중국-EU 관계는 응당 안정적이고 건강한 발전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헝가리가 EU 순회의장국으로서 중국-EU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과 양호한 상호작용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오르반 총리는 "헝가리는 중국과 긴밀하게 전략적 소통과 협조를 할 의향이 있고, 대(對)중국 협력 강화를 주장하며, '작은 울타리'(小圈子·그룹) 만들기와 진영 대결에 반대한다"면서 "EU 순회의장국을 맡은 것을 계기로 EU-중국 관계의 건강한 발전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화답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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