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과학단지의 '그늘'…"지역 주민, 교통·부동산 고통"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TSMC 등 첨단 기업이 있는 대만 과학단지의 '명암'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이 7일 보도했다.
대만 국가과학기술위원회(NSTC)는 최근 입법원(국회)에 제출한 예산 보고에서 신규 과학단지의 개발 단계에서 고려해야 할 부분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NSTC는 과학단지를 신규 개발할 경우 취업자의 대거 유입으로 인한 문제점 해결을 위해 TSMC 본사가 있는 북부 신주과학단지의 상황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만 북부 신주과학단지와 남부 타이난의 남부 과학단지가 매출 1조 대만달러(약 42조6천억원)의 기록을 세우는 눈부신 성과를 이뤘다.
하지만 이와는 별도로 개발에 따른 교통체증, 주차난, 부동산 가격 급등 등 많은 문제로 인해 지역 주민이 힘들어하고 있다는 게 현지 언론의 지적이다.
지자체가 외곽순환도로, 고가도로, 교통망 구축 등에 나서고 있지만 효과는 미비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남부 과학단지에 근무하는 9만여명의 종사자가 출퇴근하는 시간대에는 평소 차량으로 25분 걸리는 거리가 2~3배 이상 소요된다.
이런 문제점들은 환한 등불 아래의 어둠과 같아 외부인들이 알지 못한다고 현지언론은 전했다.
신주과학단지 인근의 한 이장은 과학단지 건설 당시 주변 도로 인프라의 건설 부족 탓에 출퇴근 시간에는 사람과 오토바이, 차량이 뒤엉켜 만성적인 교통체증이 빚어진다고 전했다.
남부 과학단지와 인접한 지역의 한 이장은 협소한 도로와 주차장의 부족으로 인한 불법 주정차로 소방 및 구급차의 긴급 출동에도 문제점이 많다고 토로했다.
중국시보에 따르면 과학단지 취업자의 증가로 신주 지역의 단독주택 가격이 500만 대만달러(약 2억원)에서 최대 4천만 대만달러(약 17억원)로 올랐다.
또 200만 대만달러(약 8천500만원)였던 타이난 지역의 농지 293.4평(1평=3.3㎡)이 25배가 넘는 약 5천만 대만달러(약 21억원)로 급등하는 등 청년들이 집을 구하지 못해 애로가 많다.
추이샤오첸 국립중정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과학단지가 물가와 부동산 가격의 인상을 초래했다며 이에 따라 젊은이들이 집을 구매하지 못하고 있지만 정부의 관련 조치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국이 예견되는 많은 문제를 지금 해결하지 않으면 앞으로 미래에는 점점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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