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대형마트, 경기침체·고물가에도 2분기 실적 '선방'

입력 2024-07-07 06:15
백화점·대형마트, 경기침체·고물가에도 2분기 실적 '선방'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강애란 기자 = 올해 2분기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경기 침체 장기화 속에도 비교적 호전된 실적을 거둔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2분기는 1분기(설)·3분기(추석)·4분기(연말) 대비 쇼핑 지출이 적은 데다 경기침체와 고물가 속에 '가정의 달' 프로모션이 예전만큼 효과를 발휘하지 못해 이들 유통 기업이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는 거두지 못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 백화점·대형마트, 불황 속 선방…롯데쇼핑·이마트 영업이익 개선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과 대형마트 2분기 실적은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불황 속에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금리·고물가에 다들 지갑을 닫다 보니 5월 가정의 달에도 꼭 필요한 선물만 사는 분위기"라며 "2분기 실적은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약 1개월 동안 보고서를 낸 신한투자증권과 흥국증권 등 2개 사의 컨센서스(실적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롯데쇼핑[023530]의 연결기준 2분기 매출은 3조5천77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25%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670억원으로 30.1%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흥국증권은 2분기 롯데백화점 영업이익이 670억원으로 1.5% 늘어난 것으로 추산했다. 롯데슈퍼와 롯데홈쇼핑 영업이익은 각각 80억원, 40억원으로 60%, 100% 증가한 것으로 전망했다.

롯데마트 영업손실은 20억원, 이커머스 부문(롯데온) 영업손실은 190억원으로 각각 작년 동기보다 적자 폭을 줄인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롯데쇼핑 2분기 영업이익은 2019년 915억원, 2022년 744억원과 비교하면 예년보다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은 상반기에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겠지만, 올해 하반기에는 턴어라운드(실적 개선) 추세가 강화될 것"이라며 "소비경기 침체에도 지난 3년간 단행한 구조조정 효과로 전 사업 부문에서 수익성 향상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신세계[004170]는 증권사 3곳의 컨센서스를 집계해보면 연결기준 2분기 매출은 1조6천93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7.4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9.54% 감소한 1천353억원으로 추산됐다.

신세계 백화점과 면세점의 실제 2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큰 변화가 없으나, 공항 면세점 임대료 관련 회계 방식 변화로 면세점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장부에 반영돼 전체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처럼 보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마트[139480]의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증권사 2곳의 컨센서스 집계 기준 작년보다 0.32% 감소한 7조2천481억원이고, 영업손실은 작년 2분기 530억원에서 올해 327억원으로 적자가 축소된 것으로 예상됐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마트 영업손실이 작년 2분기 258억원에서 올해 2분기 199억원으로 22.5% 축소된 것으로 추정했다. 쓱닷컴과 G마켓 영업손실도 각각 155억원과 62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5.3%와 45.1% 감소한 것으로 전망했다.

스타벅스(SCK컴퍼니)의 2분기 영업이익은 46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7.1% 늘고, 스타필드를 운영하는 신세계프라퍼티의 경우 올해 2분기 5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흑자 전환한 것으로 봤다.

이마트는 올해 들어 매달 '가격파격 선언' 행사와 분기별 '가격 역주행' 행사 등을 통해 가격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온라인 자회사들의 적자 폭을 줄이는 데 힘을 쏟아 효과를 보고 있다.

현대백화점[069960]의 연결기준 2분기 매출은 증권사 2곳의 컨센서스 집계 기준 9천941억으로 작년 동기보다 2.46%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363억원으로 34.6%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한화투자증권은 2분기 면세점 영업손실이 작년 2분기 8억원에서 올해 52억원으로 늘고, 지누스가 103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한 것으로 추정했다.



◇ 면세점, 부진 속 '비상 경영' 선언도…하반기 외국인 관광객 증가 기대

면세점 업계는 불황이 지속되고 있다.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좀처럼 돌아오지 않고, 달러도 강세를 이어가기 때문이다.

이달 초 보고서를 낸 한화증권과 흥국증권 컨센서스 평균치를 보면 호텔신라 면세점 매출은 9천58억원으로 27.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07억원으로 75.1% 감소했다.

신세계 면세점 부문 매출은 5천456억원으로 12.4%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56억원으로 61.0% 줄었다.

면세점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60∼70% 급감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인천공항 임대료 감면분 회계 방식 변화 등에 따른 것으로 실제 실적은 그렇게 나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면세점 관계자는 "인천공항 임대료가 작년 상반기까지 고정 임대료여서 회계장부상 비용으로 미리 반영하고, 감면분만큼 환급받은 것으로 계산돼 작년 2분기 영업이익은 실제보다 훨씬 크게 잡혔다"며 "작년 하반기부터 인천공항 임대료가 여객 수 연동으로 바뀌면서 환급액이 없어 올해 2분기 영업이익 감소폭이 동기보다 큰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면세업계가 불황 타개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다이궁(보따리상) 수수료 재상승, 특허수수료 감면분 축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이 사실이다. 더구나 외국인 개별 관광객이 올리브영·다이소·무신사 등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 쇼핑에 몰리면서 단체 관광객이 대거 몰리던 과거와 같은 호황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롯데면세점은 지난달 비상 경영을 선언하고 희망퇴직과 임원 급여 20% 삭감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롯데월드타워점 면적도 45% 줄이기로 했다.

증권가는 하반기에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 효과로 면세업계 실적이 소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noanoa@yna.co.kr,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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