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밀레이, 남미공동시장 정상회의 불참…6일 브라질 첫방문
공식 방문 아닌 극우 행사 참석…8번째 외국방문이나 대부분 개인 일정 논란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아르헨티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오는 6일 이웃 나라 브라질을 작년 12월 취임 이후 처음 방문할 예정이다.
하지만 공식방문이 아닌 극우 행사 참석을 위한 방문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마누엘 아도르니 대통령궁 대변인은 4일(현지시간) 밀레이 대통령이 오는 8일 파라과이에서 개최되는 남미공동시장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이번 주말(6∼7일) 브라질에서 열리는 국제 보수진영 행사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 참석한다고 밝혔다고 아르헨티나 언론들이 보도했다.
브라질 정부는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이 주축인 남미공동시장(MERCOSUR) 정상회의에는 불참하는 대신 브라질을 처음 방문하면서 브라질 정부와 전혀 협의하지 않은 데 대해 불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밀레이 대통령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만나지 않고 극우 행사에서 룰라 대통령의 정적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과 만날 예정인 점에 대해 불쾌해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언론 라나시온은 이날 밀레이 대통령이 최근 룰라 대통령을 또다시 '부패한 공산주의자'라고 모욕한 것과 관련, 브라질 측은 "밀레이가 거의 선을 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최근 룰라 대통령은 밀레이 대통령이 자신을 모욕한 것과 관련, 사과를 요구했으나 밀레이 대통령은 수위를 더 높여 "(룰라가) 부정부패로 감옥에 간 것도 공산주의자인 것도 사실이고, 사실을 말하는데, 왜 사과가 필요하나"라면서 '멍청한 공룡'이라 한술 더 떠서 공격했다.
룰라 대통령은 두번째 대통령 임기를 마친 뒤 부정부패 혐의로 감옥에 투옥됐다가 브라질 대법원의 무죄 판결을 받고 풀려났는데도 밀레이 대통령이 무죄 판결은 무시한 채 감옥에 갔다는 것만 부각한다는 점도 룰라 대통령의 심기를 거슬리게 하고 있다고 라나시온은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룰라의 참모진들은 밀레이 대통령의 막말에 대응하지 말고 양국 정상 간 불편한 관계를 더 악화하지 말라고 조언하고 있다고 라나시온은 보도했다.
아르헨티나 언론은 밀레이 대통령이 '관광객'으로 브라질에 입국하게 되기 때문에 국가 원수로서의 최소한의 경호 등도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브라질 방문이 이뤄지면 이는 밀레이 대통령이 작년 11월 대통령 당선 이후 8번째 외국 방문이다.
밀레이 대통령은 그러나 공식으로 외국을 방문하기 보다는 극우 행사 및 각종 시상식 참석 등이 대부분이어서 경비를 국고에서 지원해야 하느냐는 논란이 지속돼 왔다.
또 이번에 브라질 방문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남미공동시장 정상회의 참석보다 개인 일정을 더 중요시한다는 비판이 더 거세질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덧붙였다.
sunniek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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