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중국이 장악' 텅스텐 대체공급망 물색…한국 주목
알몬티, 연내 영월군 상동 텅스텐광산 가동 목표
IMC엔드밀, 지난 2월 대구시와 1천300억원 규모 투자협약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중국이 세계 텅스텐 공급망의 80% 이상을 장악한 가운데, 미국을 비롯한 서방이 텅스텐 분야에서 '탈중국'을 모색하면서 한국이 주목받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 CNBC방송은 2일(현지시간) 중국 이외 지역에서 생산되는 텅스텐 수요가 이미 증가세에 있다면서, 캐나다 알몬티인더스트리스가 개발 중인 강원 영월군 상동읍 텅스텐 광산 등을 주목했다.
텅스텐은 다이아몬드만큼 단단하고 에너지 밀도가 높은 광물로, 무기류·자동차·반도체·전기차배터리·절단기계 등에 사용된다. 반도체 제조업체인 엔비디아와 TSMC 등도 텅스텐을 필요로 한다.
미국은 2022년 입법을 통해 2026년부터 군사 장비에 중국산 텅스텐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고, 5월에는 텅스텐에 대한 관세를 인상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중국산 탄화텅스텐에 대한 관세 조치를 5년 연장하기로 한 바 있다.
최근 일부 조정이 있기는 했지만, 향후 공급이 제한적인 가운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텅스텐 가격은 수년 만에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컨설팅업체 인디펜던스서플라이 비즈니스파트너의 마이클 돈호퍼는 지난 5월 인터뷰에서 "미국과 유럽에서는 공급업체들에 중국과 무관한 공급망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서치업체 매크로옵스는 "미국의 텅스텐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면서 미국이 12∼18개월 안에 순 수출국에서 순 수입국으로 바뀔 것"이라면서 미국 텅스텐 공급의 변곡점이 다가오고 있다고 지난 1월 분석하기도 했다.
미국 내에서 텅스텐 생산 능력을 갖춘 업체는 6곳뿐이며 미국은 2015년 이후 자국 내에서 텅스텐을 생산하지 않는 만큼 향후 수입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시장정보업체 아르거스는 "중국이 텅스텐 공급망의 80% 이상을 지배하고 있다"면서도 생산비용 상승에 따라 중국도 북한·미얀마 등지에서 수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 이외 지역의 텅스텐 관련 기업들이 한국을 찾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분 100%를 소유한 IMC그룹 자회사 IMC엔드밀은 지난 2월 대구시와 1천300억원 규모 투자협약을 맺고 반도체 특수가스를 만드는 데 필요한 텅스텐 분말 제조시설을 만들기로 했다.
알몬티는 최소 7천500만 달러(약 1천억원)를 투자해 1990년대 문을 닫았던 상동 텅스텐 광산을 개발 중이다.
이 업체는 연내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중국을 제외한 세계 텅스텐 공급 가운데 절반을 담당할 가능성도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다만 중국 이외 지역에서 텅스텐 공급망을 만들려는 노력은 수년간 지지부진했으며, 오래전부터 거론됐지만 미뤄지고 있는 프로젝트가 다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중국 측은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고 있다.
중국은 지난주 발표한 희토류 관리 조례에 텅스텐 관련 내용을 포함하지 않았고, 허야둥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지난달 미국의 텅스텐 관세 발표와 관련해 맞불 조치를 내놓는 대신 관세 철회를 촉구했다.
알몬티의 루이스 블랙 최고경영자(CEO)는 "텅스텐을 둘러싼 무력 과시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은 긴장 고조를 원하지 않는 만큼 관세를 못 본 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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