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공적 행위는 완전면책"…바이든측 "대선 전복시도 불변"(종합2보)

입력 2024-07-02 06:45
트럼프 "공적 행위는 완전면책"…바이든측 "대선 전복시도 불변"(종합2보)

美대법 결정에 트럼프 "혐의 대부분 제거" 주장하며 민·형사 재판 중단 요구

바이든측·민주당, 민주주의 위기 부각하며 11월 트럼프 심판 필요성 강조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보수 우위의 미국 연방 대법원이 1일(현지시간) 전직 대통령도 재임 중 한 공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면책 특권이 인정된다는 결정을 내리자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혐의로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민·형사 재판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기소를 '마녀사냥이라고 재차 언급하면서 바이든 정부가 애초부터 불가능했음에도 정적 탄압 차원에서 자신을 수사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조 바이든 대통령측과 민주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해 자신의 지지자들을 선동한 사실 자체는 불변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나아가 보수 성향의 대법관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면책을 인정하면서 미국 민주주의가 더 위태롭게 됐다면서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대법원의 결정이 나온 직후부터 수차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리고 "우리 헌법과 민주주의의 큰 승리", "일각에서 예상한 것보다 훨씬 강력한 판결"이라면서 환영했다.

그는 또 "대법원이 (면책 특권 결정으로) 나에 대한 혐의 대부분을 완전히 제거했다"면서 "부패한 조 바이든의 정적인 나에 대한 불공정한 공격으로 사용된 바이든 재판과 날조의 악취를 없앨 것이다. 많은 가짜 재판은 없어지거나 시들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법원의 역사적인 결정으로 나에 대한 모든 부패한 조 바이든의 마녀사냥을 끝내야 한다"면서 "조 바이든은 이제 공격을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지자 등에게 보낸 선거자금 기부를 독려하는 '속보 : 대법원이 공적 행위에 대해서는 완전한 면책 특권 부여'라는 제목의 이메일에서도 "공직자들은 불법적으로 기소될 수 없다. 우리 민주주의와 헌법의 큰 승리"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마녀사냥은 있어서는 안 됐다"면서 "부패한 조 바이든은 이 사건이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그에게는 여전히 나를 끌어내리려고 시도하는 통제 불능의 법무부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선거 개입'이라고 주장하면서 "큰 (대선) 승리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우리는 부패한 조 바이든에게 우리가 겁먹지 않을 것임을 보여줘야 한다"며 기부를 독려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아들인 도널드 주니어는 "대법원 판결은 분명하다"면서도 "(그럼에도) 부패한 검사와 DC의 판사는 법률 전쟁을 계속하기 위해 초과 근무를 할 것으로 나는 확신한다"고 주장했다고 NBC 등이 보도했다.





공화당 소속의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성명을 내고 "이번 판결은 트럼프 전 대통령 및 모든 미래 대통령에 대한 승리이자 (정치) 무기화된 바이든 대통령의 법무부와 특별검사 잭 스미스의 패배"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면책특권 결정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과 지위에 근거한 것이며 헌법과 상식에 부합된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말한 대로 11월 5일 대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한) 바이든 대통령의 관료들이 아니라 미국 국민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선캠프는 대법원 결정에 대해 성명을 내고 "오늘 판결로 달라지는 사실은 없다"면서 "도널드 트럼프는 2020년 선거에서 진 뒤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폭도들을 부추겼다"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는 자신이 법 위에 있다고 생각하며 자신을 위해 권력을 얻고 유지하기 위해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ABC 뉴스 등이 보도했다.

바이든 대선 캠프는 또 지지자 등에게 '속보: 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에게 깜짝 놀랄만한 기소 면책특권을 부여했다'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내 "이 땅의 최고 법원은 트럼프가 원하는 것을 줬다. 트럼프는 백악관으로 돌아가기 위해 필사적으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법원의) 반대의견 중 하나는 대통령이 네이비실(미 해군 특수전 부대)에 정치적 라이벌을 암살하라고 명령해도 면책될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트럼프가 다시 승리하면 그는 법원이 자신을 막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기에 더 위험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캠프는 "민주주의와 모든 기본권이 위태로운 상황"이며 "여러분이 트럼프의 재집권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존재"라면서 기부와 선거 운동 동참 등을 요청했다.

민주당에서도 대법원 결정에 대한 비판과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을 심판해야 한다는 발언이 쏟아졌다.

당 원로인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이날 대법원 결정에 대해 "완전한 면책 특권 주장은, 왕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미국 건국자들의 비전에 대한 모욕"이라고 말했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경쟁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대법원 결정을 비판한 뒤 "트럼프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11월 미국 국민에게 달렸다"고 밝혔다.

민주당에서는 이번 결정을 주도한 보수 성향 대법관에 대한 대응 필요성도 제기됐다.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는 성명에서 "전직 대통령이 공권력을 이용해 저지른 범죄에 대해 법적 면책을 인정한 오늘 결정은 국가의 미래에 위험한 선례가 될 것"이라면서 "하원 민주당은 다수의 극단적이고 극우적인 대법관이 헌법을 준수할 수 있도록 공격적으로 감독하고 입법 활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내 강경파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하원의원(뉴욕)은 SNS 글에서 대법원의 이날 결정을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으로 규정하고 대법관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탄핵 대상을 특정하지는 않았다.





앞서 대법원은 이날 재임 중 공적 행위에 대해서는 전직 대통령에게도 절대적인 면책 특권이 있으나 비(非)공적 행위에 대해서는 면책특권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은 하급심 법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뒤집기 시도 혐의 사건에 면책특권 문제를 어떻게 적용할지 판단하라고 밝혔다.

solec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