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공항 파손…"모디 印총리 인프라 안전에 의문 제기돼"
블룸버그 통신 보도…"많은 인프라 건설, 선거용 술책" 지적도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최근 몬순(우기) 폭우로 인도 수도 뉴델리 국제공항의 구조물 일부가 파손된 일 등을 계기로 나렌드라 모디 정부가 건설해온 인프라 안전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 28일 인도 북부지역 몬순 도래를 알리는 폭우가 내리면서 뉴델리 인디라간디국제공항 터미널 1 철제 지붕 시설이 붕괴하면서 택시 운전사 1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했다.
다음날인 29일에는 모디 총리 출신지인 북서부 구자라트주 라지코트 공항의 승객 승차구간 덮개도 내려앉았다고 현지 매체가 전했다. 최근에는 뉴델리에서 동쪽으로 수백km 떨어진 비하르주에서 교량 4개가 주저앉는 사고도 발생했다.
또 뉴델리에서는 지난 28일 폭우로 지하차도 침수로 4명이 익사하는 등 11명이 사망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이러한 인프라 관련 사고는 모디 정부가 10년 전부터 집권해오면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준의 경제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인프라 건설에 박차를 가해온 가운데 일어난 것이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향후 2년 동안 44조4천억루피(약 735조6천억원)가 신규 인프라 건설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투자 금액은 최근 11년간 진행된 모든 인프라 프로젝트의 가치와 맞먹는 수준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모디 정부는 지난 10년간 공항 80개를 건설하고 철로를 개선했으며 고속도로는 수천km 늘렸다고 주장한다.
이 과정에서 모디 총리는 여러차례 개통식에 참석했으며 최근 치러진 총선 과정에서 인프라 현대화를 핵심 공약의 하나로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집권 인도국민당(BJP)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해 기대에 못 미친 승리를 했지만, 연정으로 3기 정부를 시작했다.
인도 싱크탱크 옵서버연구재단(ORF)의 연구원 니란잔 사후는 블룸버그에 이번 뉴델리 공항 사고는 인도 인프라의 질(質)에대한 새로운 의문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사후 연구원은 "이번 사고는 글로벌 파워가 되고자 열망하는 이 나라를 초라하게 만든다"며 지금까지 진행돼온 많은 인프라 프로젝트가 "선거용 술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 관리들이 뉴델리 공항에서 이번에 파손된 부분은 모디 총리 때 만들어진 게 아니라고 항변하는 데 대해서는 현 정부는 여전히 관리 부실이란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인도 야권도 일부 인프라 프로젝트가 낭비적이고 부패와 얽혀있다며 모디 총리는 사람들의 관심을 빈부격차 악화와 높은 실업률에서 인프라 건설로 돌리려 했다고 주장했다.
연방의회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의 말리카르준 카르게 총재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 글을 통해 인도의 인프라가 "쌓아 올린 카드들처럼 떨어지고 있다"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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