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장 총격' 알렉 볼드윈 재판행 확정…기소 기각 요청 거부돼
내달 재판에 증인 60여명 소환…유죄 판결되면 징역 최대 18개월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미국 영화 촬영장에서 실탄이 장전된 소품용 총이 격발돼 촬영감독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배우 알렉 볼드윈(66)의 형사 기소가 확정됐다.
29일(현지시간) AP통신과 미 NBC 방송 등에 따르면 전날 뉴멕시코주 법원 판사는 과실치사 혐의 기소를 기각해 달라는 볼드윈 측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재판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볼드윈의 변호인단은 이 사건 발생 후 미 연방수사국(FBI)의 포렌식 과정에서 증거물인 총이 심하게 손상돼 볼드윈의 과실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게 됐다며 형사 기소를 기각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하지만 이 청구를 심리한 판사는 해당 총기의 내부 부품이 파손된 것이 공정한 재판에 크게 편파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
검찰은 총이 일부 파손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완전히 부서진 것은 아니며 해당 부품들은 여전히 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2021년 10월 뉴멕시코주 샌타페이에 있는 영화 '러스트' 촬영 세트장에서는 주연 배우였던 볼드윈이 소품용 권총을 쏘는 장면을 연습하던 중 이 총에서 실탄이 발사돼 맞은편에 있던 헐리나 허친스 촬영감독이 가슴에 총탄을 맞고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을 수사한 뉴멕시코주 검찰은 지난해 1월 볼드윈과 촬영장의 무기류 소품 관리자였던 해나 구티에레즈 리드(26)를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다. 이후 석 달 뒤 검찰은 볼드윈에 대해서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기소를 취하했다가 추가 조사를 거쳐 올해 1월 그를 같은 혐의로 다시 기소했다.
볼드윈은 그동안 자신이 사건 당시 총의 해머(공이치기)를 뒤로 젖히기는 했지만, 방아쇠를 당기지는 않았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검찰은 전문가 감식 등을 거친 뒤 해당 총기에서 총탄이 발사되려면 방아쇠가 반드시 당겨져야 했으며, 볼드윈이 방아쇠를 당긴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볼드윈의 유무죄를 가리는 배심원 재판은 오는 7월 9일 샌타페이 법원에서 시작돼 2주 이내로 진행된다.
볼드윈의 변호인단은 이번 재판에서 법원이 승인한 60여명의 증인을 소환할 계획이다.
뉴멕시코주에서 과실치사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대 18개월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앞서 함께 기소된 무기관리자 구티에레즈 리드는 지난 4월 재판에서 과실치사죄의 최대 형량인 18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min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