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이복 누나도 케냐 시위 동참…"최루탄 맞았다"
"젊은이들이 권리 지키려 해"…증세반대 시위로 최소 5명 사망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케냐에서 대규모 증세 반대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이복 누나인 아우마 오바마도 이 시위에 동참해 최루탄을 맞았다고 CNN방송 등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케냐에서는 수도 나이로비를 비롯한 곳곳에서 증세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의회가 이날 가결한 증세 법안은 이자 지급에만 연간 정부 수입의 37%가 소요되는 과중한 부채 부담을 줄이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27억 달러(약 3조7천억원)의 세금을 추가로 징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나이로비에서 의회로 가는 길을 경찰이 봉쇄하자 일부 시위대가 돌을 던지며 저지선을 뚫고 의사당에 진입했고 이 과정에서 경찰이 시위대에 실탄을 발사해 최소 5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회 앞 시위에는 아우마도 참여했다. 현장에서 CNN과 인터뷰를 하던 도중 그는 최루탄을 맞았고, 그 여파로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담겼다.
아우마는 "나는 이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기 위해 왔다"라며 "케냐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위해 시위를 벌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후 최루탄 연기 때문에 숨이 막히기 시작하자 그는 "더 이상 앞이 보이지 않는다. 최루탄을 맞고 있다"라며 "이 젊은이들은 케냐 국기와 팻말만을 들고 있는데 어떻게 자국민에게 최루탄을 던질 수 있나"라고 규탄했다.
그는 고통스러워하는 와중에서도 "제발 이 젊은이들의 말을 들어달라"라고 호소했다. 그는 앞서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시위에 참여한 자기 모습을 찍은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아우마는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이복 누이로, 케냐에서 자랐으며 독일과 영국에서 유학했다.
그는 케냐에서 '파워풀 보이스'라는 재단을 설립해 도시 빈민가와 농촌 지역의 어린이와 청소년을 지원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현직에 있었던 지난 2015년 케냐를 방문했을 때 이복누이와 만난 적이 있다.
케냐인인 오바마 대통령의 선친은 1982년 교통사고로 사망하기까지 모두 4명의 부인과 살며 7명 이상의 자녀를 낳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전 대통령 사무실은 이번 사건에 대해 즉각적인 논평을 하지 않았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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