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경기침체 위기인데…밀레이 "노벨경제학상 가능"
"경제이론 다시 쓰는 중"…유럽 순방길 우파 진영 환대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급진적 긴축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노벨경제학상을 타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dpa통신에 따르면 유럽을 순방 중인 밀레이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를 방문해 "수석 고문 데미안 레이델과 함께 경제이론의 많은 부분을 다시 쓰고 있다"며 "우리(자신과 레이델 고문)가 잘 해낸다면 노벨경제학상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학 교수 출신으로 지난해 12월 취임한 밀레이 대통령은 공기업 민영화와 비정규직 공무원 해고, 공공 인프라 프로젝트 중단 등 강력한 긴축 정책을 펴고 있다.
페소화 가치를 절반으로 떨어뜨리고 기준금리를 반년 사이 133%에서 40%로 인하하는 등 각종 실험적 조치를 내놓았다.
아르헨티나 경제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4월 한자릿수로 떨어졌으나, 건설·제조업 분야를 중심으로 실업률이 치솟으면서 이제 인플레이션 아닌 경기침체를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밀레이 대통령이 노벨경제학상 도전 의사를 밝힌 날 아르헨티나 통계청은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2.6%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아르헨티나는 지난해 4분기(-1.9%)에 이어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으로 기술적 경기침체에 빠졌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아르헨티나 경제성장률을 -2.8%로 전망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지난 23일 밀레이 대통령에게 "사회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자유주의 우파 진영은 유럽 순방에 나선 밀레이 대통령을 환대했다. 스페인 우파 싱크탱크인 후안 데 마리아나 연구소, 독일 하이에크 학회, 체코 자유주의 연구소가 잇따라 그에게 상을 줬다.
밀레이 대통령은 지난 22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상을 받으며 자유시장을 신봉하는 오스트리아 학파를 따른다고 밝혔다. 시상식장에는 독일대안당(AfD) 의원 등 극우 인사들도 참석했다.
진보 성향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차이퉁(SZ)은 밀레이 대통령이 취임 이후 반년간 해외 순방으로 지구 3.6바퀴 거리인 15만㎞를 돌았으나 주요 교역 상대국인 우루과이·파라과이·브라질은 한 번도 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르헨티나와 독일 사이 1만2천㎞는 메달 하나 받으러 오기에는 너무 멀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는 과거에도 수상을 위해서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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