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전면전 땐 친이란 민병대 수만 명 헤즈볼라에 가세"
친이란 무장그룹 관계자 "중동은 물론 남아시아 무장세력도 지원 가능"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 전면전을 치를 경우 주변 중동은 물론 남아시아 친(親) 이란 무장세력들이 대거 참전할 것이라고 AP 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 지원을 받는 이라크 무장세력 관계자는 "전면전이 벌어질 경우 우리는 헤즈볼라와 협력해 싸울 것"이라며 "이미 이라크 군사고문이 레바논에 가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레바논 친이란 무장그룹 관계자는 전면전이 벌어질 경우 중동은 물론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등 남아시아 무장세력들도 헤즈볼라를 지원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라크의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 '민중동원군', 예멘 반군 후티는 물론 아프간 시아파 민병대 '리와 파테미윤', 파키스탄 민병대 '리와 자이네비윤'도 레바논 전투에 참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선제공격으로 가자 전쟁이 발발한 직후부터 하마스를 지지하며 이스라엘에 무력 공세를 이어온 헤즈볼라는 자체적으로 10만명가량 병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다만 지금까지는 양측 군대가 국경을 넘지 않은 채 로켓과 미사일, 드론, 야포 등을 동원한 공방만 주고받았기 때문에 헤즈볼라 병력 중에서도 극히 일부만 이스라엘과 싸움에 동원됐다.
하지만 휴전 상태인 양측이 전면전을 선언하고 지상군 병력을 국경 너머로 보낼 경우 상황은 급격하게 바뀔 수밖에 없다.
헤즈볼라 전문가인 카심 카시르는 "현재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전쟁은 로켓이나 미사일 발사 등 기술적 자산을 동원한 싸움이라 대규모 병력이 필요하지 않았지만, 전면전이 벌어지고 장기화하면 헤즈볼라도 외부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외무부 정책기획 국장을 지낸 에란 에치온은 "다면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이 경우 후티 반군과 이라크 민병대는 물론 아프간, 파키스탄 성전주의자들이 이스라엘과 접경한 레바논 및 시리아로 흘러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헤즈볼라 최고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는 지난 19일 TV 연설에서 "이란, 이라크, 시리아, 예멘과 다른 나라 무장세력들도 수만 명의 전사들을 보내겠다고 제안했다"며 "그들이 제안한 지원 병력 규모에 놀랐다"고 말한 바 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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