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슬로베니아 원자력 포럼…원전 수주 기반 마련 포석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슬로베니아 신규 원전 수주 경쟁에 유리한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현지 고위 인사들과 원자력 에너지 협력 포럼을 열었다.
주오스트리아 한국대사관은 21일(현지시간) 슬로베니아 수도 류블랴나에서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원전수출산업협회, 슬로베니아 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한-슬로베니아 원자력 협력 포럼'을 개최했다.
슬로베니아에선 환경기후에너지부의 보얀 쿠머 장관과 티나 세르센 차관, 베스나 나흐티갈 상공회의소장, 다니엘 레비카 총리실 원전보좌관 등 주무 기관 고위 인사들이 나왔다. 신규 원전 발주사인 GEN과 기존 원전 운영사 NEK 관계자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함상욱 주오스트리아 대사(주슬로베니아 대사 겸임)는 축사에서 "한국과 슬로베니아는 민주주의·법치·인권 등의 가치와 원자력을 활용한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목표를 공유한 국가로, 원자력 협력을 위한 최적의 파트너"라고 말했다.
이어 "신규 원전 건설과 기존 원전의 안전한 운영·관리, 원전 기술 연구개발, 소형원자로(SMR)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확대를 모색하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보얀 쿠머 장관은 "오늘 포럼은 양국 간 굳건한 파트너십을 재확인하는 기회로, 슬로베니아는 한국을 본보기로 삼고 글로벌 기술 강국인 한국의 친환경·혁신 기술 발전 경험을 배우고자 한다"고 화답했다.
또 "신규 원전은 한국의 APR1400 노형을 포함해 서방의 모델을 활용할 예정으로, 양국이 크르슈코 원전 운영에 관한 협력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포럼에서는 이영주 산업통상자원부 원전산업정책국 총괄팀장과 다니엘 레비카 원전보좌관이 양국 에너지 정책에 대해 발표했다.
한수원과 한국전력기술, 두산 에너빌리티 등 국내 업체들은 슬로베니아 기업 20여곳과 회의를 열기도 했다.
슬로베니아는 1983년부터 동부 도시 크르슈코에 원전 1기를 운영하고 있다. 슬로베니아 전력 3분의 1 이상을 공급하는 이 원전은 2020∼2023년 한국수력원자력에 운영 정비 사업 및 냉각계통 열교환기·이물질 제거 장치 공급 등을 발주한 바 있다.
슬로베니아 정부는 안정적 에너지 공급과 저탄소 전환을 위해 이 지역에 신규 원전 건설을 추진 중이며 한수원과 더불어 미국의 웨스팅하우스, 프랑스의 EDF 등을 사업 파트너로 고려 중이다.
최종 투자 결정과 계약은 2028년까지 마무리한다는 게 슬로베니아의 복안이다.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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