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궤멸' 목표 두고 이스라엘 군·정치 지도부 균열

입력 2024-06-20 10:05
수정 2024-06-20 10:09
'하마스 궤멸' 목표 두고 이스라엘 군·정치 지도부 균열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 하마스 제거 전쟁 목표에 의문 제기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하마스 소탕이라는 가자지구 전쟁 목표를 둘러싸고 이스라엘 군과 정치 지도부 사이에 내부 균열이 생긴 듯한 모습이 공개적으로 표출됐다고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19일(현지시간) 현지 방송 채널13에 출연해 "하마스를 파괴하고 사라지게 만드는 것은 대중의 눈에 모래를 뿌리는 일"이라며 하마스를 궤멸시키겠다는 이스라엘의 전쟁 목표에 의문을 제기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가리 소장은 "하마스는 신념이고 정파다. 사람들의 마음속에 뿌리내리고 있다"라며 "우리가 하마스를 제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누구든 틀렸다"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발언은 이스라엘 군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등 정치 지도부 간 균열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외신은 분석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그간 가자지구에서 하마스 제거를 완수할 때까지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하가리 소장의 발언이 전쟁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될 여지가 생기자 총리실과 군은 진화에 나섰다.

네타냐후 총리실은 이스라엘 내각이 "하마스의 군사·통치 능력 파괴를 전쟁의 목표 중 하나로 정의해왔다"며 "이스라엘군도 물론 이에 전념하고 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스라엘군도 "내각이 정의한 전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며 "전쟁 기간 밤낮으로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서둘러 해명했다.

하가리 소장의 발언에 대해서는 "신념과 이념으로서의 하마스 파괴에 대해 언급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가리 소장의 이번 발언이 있기 전부터 전시내각이 해체되는 등 가자지구 전쟁 수행 등을 두고 이스라엘 내부에서 불화가 나타나고 있었다고 외신은 짚었다.

이스라엘 전시내각에 참여했던 야당 국가통합당의 베니 간츠 대표는 이달 9일 네타냐후 총리를 비판하며 전시내각 탈퇴를 선언했다.

전시내각은 지난 8개월간 하마스와의 전쟁에서 중요 사항을 결정해왔으나 네타냐후 총리의 초강경 일변도 정책과 전후 가자지구 통치 계획 등을 두고 불협화음을 내왔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지난달 가자지구 전후 군사통치에 반대한다면서 네타냐후 총리를 공개 비판한 바 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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