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C 이사장 "외자유치 하려면 확실히 성공하도록 도와야"

입력 2024-06-17 11:05
JDC 이사장 "외자유치 하려면 확실히 성공하도록 도와야"

예래휴양단지·헬스케어타운, 대규모 외자유치로 주목받았지만 실패

말레이 자본 떠나고 중국 자본은 JDC에 사업장 매각 준비

"中 자본 의존않고 헬스케어타운 美 자본 유치도 검토"



(제주=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행정기관과 공공기관이 사정하다시피 해서 외자를 유치한 뒤 성공하도록 지원하는 게 아니라 거꾸로 '갑'이 됩니다. 외자 유치를 하려면 이들이 확실히 성공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양영철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은 지난 13∼14일 제주 헬스케어타운과 JDC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주도뿐 아니라 국내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뚜렷한 성공 사례를 보여주지 못했기에 외자 유치가 녹록지 않은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2002년 출범한 JDC의 핵심 사업은 영어교육도시, 첨단과학기술단지, 신화역사공원, 예래휴양형주거단지, 헬스케어타운 5개다.

이 중 제주 외자 유치 1호 사업인 예래 휴양단지는 2008년 말레이시아 버자야그룹의 투자를 끌어낸 2조5천억원 규모 프로젝트다.

당시 국내 관광사업 사상 최대 외자 유치로 주목받으며 2013년 첫 삽을 떴으나 2년 만인 2015년 중단됐다. 토지를 강제 수용당한 일부 토지주들이 JDC와 제주도를 상대로 낸 토지수용 재결처분 취소 소송에서 대법원이 토지주 손을 들어준 데 따른 것이다.

예래단지는 국토계획법상 유원지의 정의와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법원의 사업 인가 처분 무효 판결도 받았다. 서귀포시가 관광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휴양형 주거단지를 주민복지시설인 유원지에 짓도록 인가한 것이 문제였다.

버자야그룹은 한국 정부를 상대로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 절차까지 준비한 끝에 법원 조정에 따라 배상금 1천250억원을 받고 제주를 떠났다.

이후 JDC는 토지주들과의 수차례 협상 끝에 지난해 10월부터 추가 보상을 하며 부지를 확보 중이다. 사업 인허가 무효 판결에 따른 사업계획 재수립도 준비하고 있다.

양 이사장은 "예래단지 사례는 다른 공기업이 시사점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며 사업이 재개될 수 있도록 추가 보상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총사업비 1조5천억원 규모의 체류형 의료복합단지인 헬스케어타운은 중국 녹지그룹이 약속한 금액의 절반 정도만 투자한 상태에서 추가 투자를 하지 못하며 2017년 중단됐다.

JDC는 지난해 12월부터 녹지그룹의 한국 법인인 녹지제주가 관할하는 사업 70%를 인수해 사업을 재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양 이사장은 "녹지제주 사장과 매일 같이 대화하며 행정상 문제는 없는지, 어려운 점이 없는지 묻고 우호적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녹지 측이 사업을 매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헬스케어센터 재개를 위해선 미국 자본을 유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양 이사장은 "중국 자본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이 문제가 있었기에 미국 자본과도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 교포 중 65세 이상이 100만명 이상이라는 얘기를 듣고 제주 헬스케어타운 내 실버타운 입주 수요조사를 한 결과 상당히 좋은 반응이 나왔다는 것이다. 2만명가량인 한국계 미국인 의사들의 근무·투자도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JDC는 내년 상반기 중 공사가 중단된 헬스케어타운 시설별로 사업 추진 방식을 결정할 수 있도록 수요 조사를 하고, 이에 따라 사업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다. 제주도와 협의해 개발계획 변경도 추진한다.

양 이사장은 "JDC가 과거에는 양적인 성장을 지향했다면 앞으로는 지역산업과 균형 있는 성장을 추구하고 기존 산업의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cho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