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투운동가, 국가 권력 전복 혐의로 징역 5년"

입력 2024-06-14 14:37
"중국 미투운동가, 국가 권력 전복 혐의로 징역 5년"

로이터 "함께 구금됐던 노동운동가는 징역 3년6개월"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중국 법원이 14일 국가 권력 전복 혐의로 유명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가 황쉐친(35)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는 황쉐친의 지지자들과 이날 광저우 중급인민법원에서 진행된 재판의 판결문 사본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면서 황쉐친과 함께 구금됐던 노동 운동가 왕젠빙(40)에게는 징역 3년6개월이 선고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황쉐친은 항소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두 사람의 석방 운동을 펼치는 단체 '프리 쉐친&젠빙'의 대변인은 로이터에 "형량이 예상보다 길다"며 "이같은 중형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이는 완전히 불필요하다. 우리는 황쉐친의 항소 의지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황쉐친과 왕젠빙은 2021년 9월 19일 광저우에서 체포됐다.

국가 권력 전복 혐의는 중국 정부가 반체제 인사에 주로 적용하는 혐의다.

두 활동가는 지난해부터 진행된 비공개 재판에서 잘못한 게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고 지지자들은 전했다.

둘에게 적용된 혐의는 사회 문제 토론을 위해 청년들과의 모임을 종종 주최한 것에 근거했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주로 해외 활동가들로 구성된 '프리 쉐친&젠빙'은 이날 판결에 앞서 성명에서 "노동, 여성의 권리, 폭넓은 시민 사회에 대한 그들의 노력과 헌신이 이 부당한 재판으로 무효가 되지도 않을 것이며 사회가 그들의 기여를 잊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와 반대로 탄압이 지속되고 부당함이 늘어나면 그들과 같은 더 많은 활동가가 계속 일어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쉐친은 광저우의 관영 매체에서 기자로 일하다 2017년 직장 성희롱 경험을 폭로하고 중국 미투 운동의 선구적 인물이 됐다. 이후 많은 피해자가 폭로에 나섰고 대학교수 여러 명의 해임이나 징계로 이어졌다.

그는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하며 중국의 여성 기자들을 대상으로 성희롱 실태를 조사했고, 성희롱 피해자들의 증언을 모으고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세웠다.

2019년에는 홍콩 반정부 시위를 취재한 그는 그해 공공질서 훼손 혐의로 석 달간 경찰에 구금되기도 했다.

왕젠빙은 농촌교육과 산재 노동자의 복지 분야에서 활동해왔다.

로이터는 "이날 오전 광저우 법원 주변 경비는 삼엄했고 경찰은 행인들을 검문했다"며 "지지자들은 앞서 두 활동가가 몇 달간 독방에 감금됐었다고 말했었다"고 덧붙였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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