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금리 인하 전망…연준 '연내 1회' vs 시장 '2회일 듯'

입력 2024-06-13 10:27
엇갈린 금리 인하 전망…연준 '연내 1회' vs 시장 '2회일 듯'

9월에 한차례 내리고 12월에 또 인하 전망 많아

국채금리 큰 폭 하락, 5월 CPI 예상보다 낮게 나온 영향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기준금리 인하 예상 횟수를 기존 3번에서 1번 수준으로 줄였지만 시장은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연말까지 2번은 내릴 것으로 예상하면서 채권금리가 크게 떨어지고 주식시장도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다.

앞서 발표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낮게 나온 것에 주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연준은 12일(이하 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5.25∼5.50%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또 연준 위원들이 향후 금리 수준을 예상한 별도의 점도표를 통해 올해 말 금리 수준을 5.1%로 예측했다. 올해 한 차례 금리 인하만을 예상한 것이다. 지난 3월 회의 직후 나온 점도표에서 '3번 인하'를 예상한 것에 비해 많이 후퇴했다.

19명의 FOMC 회의 참석자 가운데 7명이 '1번'의 금리 인하를 예측했고, 4명은 올해 금리 인하가 아예 없을 것으로 봤다.

8명이 '2번' 금리 인하를 전망했다.

하지만 금리 전망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채권 시장 움직임은 연준 입장과 달랐다.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2년 만기 국채금리는 한때 17bp(1bp=0.01%포인트)까지 급락했다가 이후 소폭 반등해 전날보다 7bp 내린 수준에서 거래됐다.

10년 만기 국채금리 역시 12bp 급락하며 4.3% 이하로 내려갔다가 이후 낙폭을 줄여 4.3%대로 올라갔다.

5년물 국채는 최대 18bp까지 하락했다.

주식시장에서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 지수가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소폭 하락했다.

채권금리가 이처럼 하락세를 보인 것은 연준의 금리동결 발표 이전에 나온 소비자물가지수(CPI) 영향이 컸다.

미 노동부는 이날 5월 미국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3%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4월 상승률 3.4%에 비해 낮아진 것이다. 시장도 전월과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CPI 지표에 대한 질문을 받고 "(물가상승률이 2% 물가 목표에 안정적으로 접근한다는) 확신을 쌓는 데 있어서 오늘 보고서는 진전이 있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FOMC 위원들이 5월 CPI 결과를 연준의 경제전망에 반영했는지에 대해서는 "어떤 사람은 반영하지만 대부분 사람은 일반적으로 (단 하루 만에) 반영하지 않는다"라고 말해 CPI 지표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왔다.

이런 상황이 고려돼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연내 기준금리 인하 횟수를 '2번'으로 반영했다.

9월에 한차례 내리고 12월에 또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연준의 점도표도 예상 기간을 25년 말, 26년 말로 연장해서 보면 금리인하 전망이 많이 후퇴하지 않았음을 나타낸다.

2026년 말 예상 기준금리 중앙값은 지난 3월과 변동이 없는 3.125%로 유지됐다. 올해 덜 내리는 대신, 내년과 후년에는 한 번씩 더 내려 결국 2026년 말에는 지난 3월의 예상치와 같게 본다는 뜻이다.

매니라이프 인베스트먼트의 프랜시스 도널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TV에서 "이번 CPI 지수 발표 이후 9월 금리 인하를 예상했던 이들이 아마도 안도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를 승리로 받아들일 것이다. 소비자와 시장 모두에 좋은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빌 애덤스 댈러스 코메리카 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통신에 "점도표에 나온 의견이 실제로 FOMC의 향후 금리 결정에 그대로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이 점도표에 점을 찍지만, 이들 중 일부만 FOMC 결정에 투표하며, 투표에 참여하는 연은 총재들은 금리 인하 의견을 더 잘 수용하는 경향이 있다. 투표하는 FOMC 위원 과반수가 아마도 연말까지 두 번의 금리 인하가 적절하다고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sat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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