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총리 총선공약 발표…"재집권시 30조원 규모 감세"
"소득세율 내리고 복지 감축…이민 절반으로 줄일것"
(노샘프턴셔[영국]=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 총선을 약 3주 앞두고 리시 수낵 총리가 11일(현지시간) 최대 연 30조원 규모 감세를 중심으로 한 집권 보수당의 총선 공약을 발표했다.
수낵 총리는 이날 잉글랜드 노샘프턴셔 실버스톤 서킷에서 '보수당 총선 정책공약 발표' 행사를 열어 재집권 시 2030년까지 연간 170억 파운드(30조2천억원)로 감세 규모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소득세 격인 국민보험(NI) 요율을 6%로 추가 인하하고 차기 의회 회기 내 자영업자의 NI 기본요율을 폐지하겠다는 구상이다.
보수당 정부는 지난해 11월부터 두 차례에 걸쳐 NI 요율을 12%에서 8%까지 인하했다.
수낵 총리는 "우리는 근로자가 벌어들인 돈을 더 가져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번 돈을 어디에 쓸지 결정할 권리는 근로자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보수당은 내달 4일 조기 총선을 앞두고 제1야당 노동당에 지지율이 20%포인트 이상 격차로 뒤지며 고전하자 감세를 주요 선거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는 이날도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여러분에게 뭐에 쓸지도 모를 백지 수표를 달라고 한다"고 공격하면서 노동당이 집권시 증세할 것이라는 공세를 거듭 폈다.
노동당은 소득세와 NI 요율, 부가가치세를 인상할 계획이 없다면서 보수당의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보수당의 감세 공약은 재정 실책으로 단명한 리즈 트러스 전 총리의 대규모 감세안과 마찬가지라고 역공하기도 한다.
수낵 총리는 이날 보수당이 집권하면 감세를 상쇄할 재정 계획도 있다고 강조했다. 복지 비용을 연간 120억 달러(21조1천억원) 줄이고 조세회피 단속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코로나19 사태로 급증한 노동 가능 연령대 복지 비용을 통제하겠다"고 설명했다.
수낵 총리는 재집권 시 이주민 수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말했다.
영국해협을 건너오는 불법 이주민 수를 줄이기 위해 망명 신청자를 르완다로 이송하는 '르완다 정책'을 지속해 이행하겠다고도 약속했다.
극우 포퓰리즘 정당 영국개혁당의 추격까지 받는 보수당에 급증한 이주민 문제 해결은 보수 유권자 표심을 잡는 주요 선거 쟁점이다.
합법 이민 요건도 강화하고 불법 보트를 통한 유입을 막겠다는 게 보수당의 공약이다.
수낵 총리는 이날 주택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신축 계획과 생애 첫 주택 구매자에 대한 금융지원 제공 계획도 설명했다.
그는 "나도 국민이 우리 당과 나에게 실망했다는 사실에 눈 감고 있는 건 아니다"라고 인정하며 "상황이 항상 수월했던 것도, 우리가 모든 걸 잘한 것도 아니지만 이 선거에서 우리나라를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 큰 구상을 가진 곳은 보수당뿐"이라고 강조했다.
cheror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