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中대만침공 저지전략은 드론 수천기 활용한 '무인 지옥'"

입력 2024-06-11 00:49
미군 "中대만침공 저지전략은 드론 수천기 활용한 '무인 지옥'"

WP, 파파로 인태사령관 인터뷰 토대로 대만 유사시 미국전략 소개

"中의 대만공격시 '드론떼'로 1차 차단하며 미군 투입할 시간벌기"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중국의 대만 침공을 억지하기 위해 미국이 상정한 최우선 전략은 중국군이 대만해협을 건너는 데 엄청난 전력 및 시간 손실을 감수하도록 만드는 수천기의 드론을 배치하는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 외교안보 전문 칼럼니스트 조쉬 로긴은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대화)에 참석한 새뮤얼 파파로 미군 인도·태평양사령관 인터뷰를 토대로 이같이 전했다.

대만해협 사태 관련 미국의 '플랜A'는 사전 경고 없이 압도적 무력으로 대만을 단기간 내 점령하려는 중국의 계획이 실행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것이며, 그 구상의 핵심은 중국 함대가 대만해협을 건너기 시작하자마자 수천 대의 미군 무인 잠수정과 무인 수상함, 드론 등으로 해협을 덮을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라고 WP는 전했다.

이른바 무인기를 활용한 '지옥도(hellscape) 계획'이다.

파파로 사령관은 WP에 "나는 기밀로 분류된 무기들을 사용해 (대만해협을) '무인 지옥'으로 만들고 싶다"며 "그렇게 함으로써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한 달간 그들을 완전히 비참하게 만들어 우리가 이후에 모든 대응에 나설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미 국방부는 수상 및 공중 드론을 구비하기 위한 이른바 '복제기(Replicator)' 프로그램에 10억 달러(약 1조4천억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만약 대량의 드론이 제때 준비되지 않으면 미국 해·공군 자산의 심각한 손상과 한국, 일본, 필리핀 등 역내 미국 동맹국들이 개입하는 확전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미국 싱크탱크들이 실시한 대만해협 관련 '워게임'의 결과라고 WP는 지적했다.

또 이 같은 '드론 떼' 확보 구상이 제대로 시행된다고 해도 그것만으로는 중국의 대규모 군비 확장에 대응할 수 없다고 파파로 사령관은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연간 국방예산이 실제 공표하는 규모의 3배 수준인 7천억 달러(약 964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또 중국은 핵무력과 해·공군, 사이버 전력, 정보·전자전 역량을 기록적 속도로 확장하고 있는 반면 중국에 대한 군사대응의 선봉에 선 미군 인태사령부 예산은 올해만 해도 필요한 액수에 비해 110억 달러(약 15조원) 부족하다고 파파로 사령관의 전임자인 존 아퀼리노가 지난 3월 의회에 보낸 서신에서 밝혔다.

아울러 미군은 '항공모함 킬러'인 중국의 극초음속 미사일을 막을 신뢰할 만한 수단을 확보하고 있지 않으며, 미군의 우주 자산은 중국의 공격에 취약하고, 대만에 대한 미군의 무기 지원도 예정된 일정에 비해 뒤처져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또 대만, 남중국해에서의 무력 충돌에 대비하기 위한 새로운 미일 합동 태스크포스를 만들자는 일본의 요구에 대해 미국 측은 꾸물거리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파파로 사령관은 "누구도 아시아에서의 군비 경쟁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중국이 군비 경쟁을 고집한다면 미국과 그 파트너들은 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에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며 "첫째는 그들(중국)에 복종하고 그 결과로 자유의 일부를 포기하거나, 아니면 최대한 무장하는 것"이라고 밝힌 뒤 "두 갈래 길은 미국인들의 안보와 자유, 복지에 직접적인 함의가 있다"고 말했다.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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