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대법원 "혈액검사 없이 술냄새로 음주운전 판정 가능"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경찰 보고서, 술 냄새 등 객관적이고 증상적인 요소만으로도 음주운전으로 판정할 수 있다는 이탈리아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3일(현지시간) 현지 일간지 일메사제로에 따르면 대법원은 한 운전자가 혈액 검사 없이 음주운전 판정은 부당하다며 당국을 상대로 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객관적이고 증상적인 요소로도 음주운전을 입증하기에 충분하다"며 "따라서 혈액 검사는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술 냄새, 질문에 대답할 수 없는 상태, 운전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태로 경찰관이 관찰하고 이를 보고서에 기록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일메사제로는 이번 대법원 판결이 혈액 검사 없이 오로지 경찰관의 증언에만 근거해 유죄 판결을 내릴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고 평가했다.
이 운전자는 혈중알코올농도 0.15%를 넘은 상태로 음주운전을 한 혐의로 징역 6개월에 1천500유로(약 224만원)의 벌금이 확정됐다.
혈액 검사를 거부한 그는 혈액 검사 없이 혈중알코올농도를 구체적으로 확정할 수 없다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고등법원에 이어 대법원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탈리아는 음주운전의 경우 혈중알코올농도를 기준으로 유형을 세 단계로 구분해 처벌 수위를 정하고 있다.
혈중알코올농도가 0.05∼0.08%인 경우에는 벌금 500∼2천유로(약 75만∼300만원)와 면허 정지 3∼6개월 처분을 받는다.
0.08∼0.15%는 벌금 800∼3천200유로(약 120만∼480만원), 면허 정지 6∼12개월, 최대 6개월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0.15% 이상일 경우에는 벌금 1천500∼6천유로(약 224만∼900만원), 면허 정지 1∼2년, 징역 6∼12개월, 차량 압류의 처벌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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