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 獨 트리아논빌딩 기한이익상실 발생…투자자 손실 불가피
손실 규모는 대주단 자산 처분 이후 확정될 듯
"3주 이내 도산 절차 개신 신청 예상…대응 방안 준비 중"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이지스자산운용 펀드를 통해 독일 트리아논 오피스 빌딩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이지스 글로벌 부동산 투자신탁 229호(파생형)'(이하 트리아논 펀드)의 대출 유보 계약이 만기 도래로 종료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유보 계약은 즉각 '기한이익상실'(EOD)을 선언하지 않고 대주단이 기존 대출 계약을 일정 기간 유예해주는 조처다.
그러나 이 계약이 만료하면서 트리아논 펀드가 조달한 차입금과 관련해 EOD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당초 만기일이었던 지난해 11월 30일 한 차례 유보 계약을 맺었고, 지난 2월 28일 다시 한번 만기일을 5월 31일까지 연장하는 변경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대주단이 변경 계약 연장을 거부하면서 대출 계약의 EOD 발생과 함께 현지 법상 현지 특수목적법인(SPC)의 도산 사유가 발생하게 됐다.
이지스자산운용은 대주단 측이 추가 질권 설정 요구 등 무리한 조건을 재연장의 조건으로 제시하면서 협상이 불발됐다고 전했다.
대주단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고 투자자에게는 불리한 조건을 수용하는 것보다는 SPC의 도산 절차를 통해 매각의 객관성을 확보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확한 투자자 손실 규모는 대주단 주도의 자산 처분이 이뤄진 뒤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리아논 펀드는 지난 2018년 총 3천700억원 규모로 설정돼 공모펀드와 사모펀드로 절반가량씩 나뉘어 자금이 모집됐다. 주로 사모펀드는 기관, 공모펀드는 개인 투자자 위주로 판매됐다.
하지만 이 펀드 관련 자산 임대료 비중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주요 임차인 데카방크가 임대차 계약 연장 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서 수익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주요 임차인의 공백은 건물 자산가치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담보인정비율(LTV)이 상승해, 2022년 말에는 EOD 사유에 해당하는 기준(LTV 70%)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현지 법에 따라 현지 SPC의 관리회사이자 현지 사무수탁사인 인터트러스트(Intertrust)는 도산 사유 발생 시점으로부터 3주 이내에 도산 절차 개시를 신청할 것으로 예상되고, 당사는 현지 법무법인을 통해 대응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절차가 진행되면 통상 1∼2년의 시간이 추가로 소요될 가능성이 높다"며 "향후 절차 진행 시 이지스자산운용은 모든 방안을 다각도로 강구해 끝까지 운용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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