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새 임시총리 취임…무법천지 수습될까
"약속한 것 이행하겠다"…치안위기 대응·정부구성·선거준비 등 과제 산적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갱단 폭력으로 극심한 치안 악화와 혼란에 시달리고 있는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의 새 임시 총리 개리 코닐이 3일(현지시간) 취임했다.
AFP,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코닐 임시 총리는 이날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 있는 정부 청사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일을 시작하자. 나는 우리가 약속한 것들을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티의 입법·행정부 공백 사태 수습을 위해 활동 중인 과도위원회는 지난달 코닐을 임시 총리로 지명했다.
코닐 임시 총리는 향후 과도위원회와 협의해 정부를 구성하게 된다. 또 아이티가 처한 치안, 인도주의, 정치적 위기를 완화하고 향후 선거를 준비해야 한다.
2016년 이후 선거를 치른 적 없는 아이티에는 대통령과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무원이 전무하다.
로이터는 코닐 임시 총리가 케냐 주도의 다국적 경찰력 임무 지원을 강화하는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한 바 있다.
에드가르 르블랑 과도위원회 위원장은 "우리는 코닐 총리가 불안정 해결, 국가 경제 개선과 함께 2025년 말까지 민주적이며 자유로운 선거 개최를 위해 과도위원회와 합의된 정책들을 이행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코닐 임시 총리는 2011년 10월부터 2012년 5월까지 7개월간 아이티 총리를 지낸 인사다.
그는 1999년부터 유엔에서 일하며 에티오피아와 니제르 등지에서 개발 업무를 담당했다. 2010년 1월 아이티 대지진 후 유엔 특사로 활동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수석 보좌관을 지내기도 했다.
미주 최빈국으로 수십년간 빈곤과 자연재해, 정치적 불안정에 시달려온 아이티에서는 2021년 7월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암살 이후 더욱 극심한 혼란이 거듭되고 있다.
갱단 폭력에 따른 치안 악화, 심각한 연료 부족, 치솟는 물가, 콜레라 창궐 속에 행정 기능은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갱단의 습격과 이들에 맞선 경찰·시민군의 교전, 각종 보복성 폭력 등으로 지난해 수천 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특히 지난 3월 갱단이 수도 포르토프랭스에 있는 교도소를 습격해 재소자 3천여명을 탈옥시킨 이후 혼란이 가중됐다.
지난 4월에는 대통령 암살 사건 후 아이티 정부를 이끌었던 아리엘 앙리 총리가 갱단의 요구대로 사임하고, 리더십 공백을 메울 과도위원회가 출범했다.
2026년 2월 7일까지 활동하게 될 과도위원들은 임기 만료 전 새 대통령이 취임해 정권을 인수할 수 있도록 대선을 준비하는 역할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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