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사우스 시장서 한중 경쟁 치열…'핀포인트 전략' 필요"
대한상의, 글로벌사우스 수출 현황 등 분석 결과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새로운 수출 시장으로 부상하는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발도상국) 시장에서 한중 간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어 맞춤형 전략 수립과 수출망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4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 등 세계 무역 통계를 기반으로 글로벌 사우스 지역에 대한 수출 현황 등을 분석한 결과, 한국의 글로벌 사우스 국가로의 수출은 2023년 기준 1천865억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29.5%를 차지했다.
규모 면에서는 10년 전(1천800억달러)에 비해 소폭 늘었지만, 비중은 2.7%포인트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글로벌 사우스 수출 중 58.5%가 아세안에 집중됐다.
2023년 기준 대(對)아세안 수출은 1천91억달러로 10년간 33.1% 증가하고, 남아시아로의 수출도 10년 새 48.3% 증가한 반면, 중남미와 중동, 아프리카로의 수출은 10년 전에 비해 감소했다.
글로벌 사우스 지역의 수입시장에서 한국과 중국의 시장 점유율을 비교해 본 결과 한국의 점유율은 3.7%로, 10년 전과 비교해 0.3%포인트 감소한 반면 중국의 점유율은 20%로 6.2%포인트 증가했다.
중국은 글로벌 사우스 모든 지역에서 점유율이 상승했다. 특히 중동 지역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2013년 3.3%에서 2021년 1.5%까지 감소한 후 2023년 1.7%로 소폭 회복된 상황이지만, 같은 기간 중국의 점유율은 8%포인트 증가했다.
중동 지역의 시장 점유율 감소는 저유가와 중국과의 경쟁 격화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품목별로 보면 석유제품, 의료용품을 제외한 모든 품목에서 한국의 점유율이 감소했다.
중동 지역의 최대 수입품인 전기전자 품목의 경우 한국산 스마트폰과 TV 등의 수출이 감소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중동 최대 시장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한국산 스마트폰 점유율은 2015년 50%를 넘었으나, 2023년에는 20% 초반까지 하락했다.
IMF 경제전망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3∼2029년 글로벌 사우스 국가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평균 6.3%로, 글로벌 노스(북반구 고위도에 위치한 선진국)의 성장률(3.9%)보다 높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세계 15대 경제대국 중 글로벌 사우스 국가는 2022년 인도, 브라질, 멕시코 등 3곳이지만, 2050년에는 인도네시아, 이집트, 사우디, 나이지리아가 더해져 7곳으로 늘 것으로 전망했다.
전 세계 인구 81억명의 67%인 54억명이 글로벌 사우스로 대표되는 개발도상국에 있으며, 특히 0∼14세 비중이 28.6%로 선진국(16%)에 비해 높아 향후 높은 경제 역동성과 구매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상의는 보다 효과적으로 글로벌 사우스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지역별 수요를 고려한 맞춤형 전략 수립과 수출망의 다변화가 필요하다며 의약품과 백신 등 바이오 분야와 석유제품 수출 사례를 들었다.
의약품과 백신 품목은 대부분의 글로벌 사우스 지역에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기업들이 이에 적극 대응하며 한국의 대(對)중남미 의약품 수출은 2013년 1억6천만달러에서 2023년 4억2천만달러로 2.6배 증가하며 10위의 수출 품목에 오르기도 했다.
석유제품의 경우 10년 전만 해도 중국의 최대 수출국이었으나 중국의 자급화 전략으로 대중국 수출액이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자, 이에 대응해 아시아 신흥국과 글로벌 사우스 시장 등으로 눈을 돌려 새로운 수출 시장을 발굴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글로벌 사우스는 수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리스크를 관리한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한 시장"이라며 "국가·지역별로 시장의 니즈(요구)가 다른 만큼 목표 시장에 맞는 핀포인트 전략을 수립해 공략법을 찾고, 여기에 정부의 외교적·제도적 지원이 병행된다면 기업이 더 많은 수출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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