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외무 "러 타격 위해 동맹국에 더 많은 재량권 요청할 것"

입력 2024-06-04 11:56
수정 2024-06-04 16:09
우크라 외무 "러 타격 위해 동맹국에 더 많은 재량권 요청할 것"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평화회의 훼방" 주장도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자국 무기로 러시아 본토 타격을 일부 허용한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공격에 더 많은 재량권을 부여해달라고 동맹국들에 요청할 예정이라고 AFP 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본토 타격 허용은) 100% 허가된 것이 아니라 지켜야 할 몇 가지 규칙이 있다"며 "우리는 동맹국과 협력해 해당 범위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되 러시아 본토 공격에는 사용하지 말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서방의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직접 충돌로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세가 우크라이나에 불리해지면서 본토 타격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미국은 결국 지난달 말 러시아의 집중 공격을 받는 하르키우 방어를 위해서라면 자국이 제공한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후 독일도 자국 무기를 사용한 러시아 본토 공격을 일부 허용했으며 네덜란드도 이에 동참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쿨레바 장관은 러시아가 오는 15∼16일 스위스에서 열릴 예정인 '우크라이나 평화회의'에도 훼방을 놓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가 공개적으로 회담의 평판을 떨어뜨리고, 다른 나라들에 참여하지 않도록 만류하거나 하위급 대표단을 보내도록 설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특히 아시아와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국가에 이런 시도가 집중되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쿨레바 장관은 "이런 시도는 전례 없이 조직적이고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이는 우리가 잘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그간 우크라이나 평화와 관련한 회담에는 러시아가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이번 회담에는 초청받지 못했다.

러시아는 또 러시아 본토 타격을 허용한 우크라이나 동맹국에도 비난을 가하고 있다.

타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코프 러시아 외무부 차관은 이와 관련해 "잘못된 계산으로 치명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미국 지도자들에게 경고하고 싶다"고 말했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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