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밀레이, 측근이 이끄는 인적자원부 부패의혹으로 곤혹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취임 6개월을 앞두고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최고의 장관'이라고 칭찬하던 산드라 페토벨로 인적자원부 장관이 해당 부처 부정부패 의혹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고 현지 다수의 매체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엘살바도르 대통령 취임식 참석 후 밀레이 대통령은 엑스(전 트위터)에 자신과 페토벨로 장관의 사진을 올리면서 "저질스러운 정치가 페토벨로 장관을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그에 대한 무한 신임을 재차 드러냈다.
하지만, 현지 최대부수를 자랑하는 일간 클라린지와 보수언론 라나시온지에서부터 독립 매체까지 인적자원부의 무료 급식소 식료품 구매·배급 과정에서 불거진 비정상적인 운영 및 불투명한 인사 채용 아웃소싱 과정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일부 매체는 이 과정에서 여당을 위한 비자금이 조성됐다는 의혹까지 보도했다.
전 정권이 구입한 5천t에 달하는 무료 급식소 식료품을 제때 배급하지 않았다는 단순한 의혹 사건이 점점 커지는 양상이다.
세바스티안 카사넬로 판사의 명령으로 정부가 소유한 두 개의 대형 식료품 창고를 압수수색한 결과, 일부 식료품은 유통기간이 지났으며, 창고에 있어야 할 150t의 식료품은 행방을 알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식료품 배급 문제 외에도 인적자원부가 100여명을 아웃소싱으로 채용했으며, 실제로 이들은 일도 하지 않은 채 월급의 일부를 상납하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최근 페토벨로 장관은 무료 급식소 식료품 배급 문제로 내부 감사에 착수한 결과 여러 문제를 발견했고 관련 인사를 경질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자기 오른팔이었던 파블로 델라토레 차관을 경질하면서 모든 책임을 그에게 돌렸으며, 정부는 델라토레 차관을 형사고발 했다.
사법부는 아웃소싱으로 채용된 100여명의 직원이 진짜 일을 하고 있는지. 그들 월급 일부를 누구에게 상납했는지에 대해 밝혀야 할 것이라고 현지 매체 인포바에가 2일 보도했다.
이 모든 문제가 페토벨로 장관이 모르는 상황에서 차관선에서 이뤄지긴 상식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페토벨로 장관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밀레이 대통령은 이 모든 것은 정치적 공격일 뿐이고 페토벨로 장관이 전 정권의 각종 비리를 캐내고 있기 때문에 표적이 되었다면서 강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
또한, 정부에 의해 형사고발 당한 델라토레 전 인적자원부 차관은 이번 사건은 인적자원부 내에 있는 전 정권 지지 직원들의 소행이라고 변명하면서 자신을 형사고발 한 밀레이 정부를 오히려 두둔하는 발언을 했다.
밀레이 정부는 전 정권으로부터 각종 보조금을 지원받았던 시민단체들이 부패해 실질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지원금이나 물품이 극히 일부만 전달됐다고 주장하면서 전 정권 비리 적발에 몰두하고 있다. 관련 수사도 현재 진행 중이다.
하지만, 전 정권이 구입한 식료품들을 제때 배급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진 터에 다른 인적자원부내 고용 비리 사건이 불거진 만큼 여권 내에서도 페토벨로 장관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페토벨로 장관은 밀레이 대통령 남매의 절친한 친구이기에 밀레이 대통령이 그를 해임하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여론의 압박으로 그가 스스로 사임하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현지 매체 폴리티가온라인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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