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못쓴 5월 증시…8개 종목 중 1개꼴 52주 신저가

입력 2024-06-02 06:00
힘 못쓴 5월 증시…8개 종목 중 1개꼴 52주 신저가

360개 종목 신저가…LG엔솔·에코프로 등 이차전지株 하락

신고가 274개…화장품·식품·금융주 등 호실적에 '미소'





(서울=연합뉴스) 이동환 기자 = 5월 증시 부진에 52주 신저가 종목이 속출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은 360개에 달했다. 이 가운데 코스피 종목은 99개, 코스닥 종목은 261개였다.

코스피(953개 종목)와 코스닥(1천732개) 상장 종목 2천685개 중 13.4%에 달하는 수준이다. 상장종목 8개 중 1개꼴로 신저가를 기록한 셈이다.

52주 신저가 비율은 코스닥이 15%로 코스피(10.3%)보다 높았다.

한때 상승장을 주도했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로 실적이 악화된 이차전지 관련 종목이 줄줄이 신저가를 기록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이차전지 대장주이자 시가총액 3위인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지난달 30일 장중 32만6천원으로 52주 신저가를 썼다. 공모가인 30만원에 근접했다.

같은 날 LG화학[051910]도 35만원으로 신저가를 기록했다. 신용평가사인 S&P글로벌이 두 회사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여파였다.

코스닥 시가총액 1·2위인 에코프로비엠[247540]과 에코프로도 지난달 31일 각각 18만1천500원, 8만8천40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는 지난해 7월 사상 최고가인 58만4천원, 30만7천800원(5분의 1 액면분할 적용 기준·당시 153만9천원)까지 올랐다 1년 새 주가가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이외에도 코스닥 종목 중 소형주들이 신저가를 경신한 경우가 많았다.

아울러 코스피에서는 NAVER[035420](31일·17만원),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31일·5만1천700원)·일동제약(31일·1만3천640원)·하나제약(23일·1만2천700원) 등 제약주, 현대제철[004020](31일·2만9천600원)·NI스틸(30일 4천355원) 등 철강주도 52주 신저가를 찍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코스피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반전됐다"며 "대만·일본·미국·독일 등 주요국 증시가 두 자릿수대 상승률을 기록 중이고, 중국·홍콩 증시도 플러스 수익률인 상황에서 철저히 소외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채권 금리 상승에 민감한 성장주가 약세를 보였고, 외국인의 선물 매매가 대규모로 이뤄지고 있는 점 등을 수익률 하락의 주된 이유로 꼽았다.

5월 한 달간 코스피는 2.06%, 코스닥지수는 3.33% 각각 하락하며 두 달째 내림세를 지속했다.

반면 부진한 증시 흐름과 별개로 호실적을 바탕으로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인 종목도 적지 않았다.

전체 종목 중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종목은 총 274개(10.2%)였다. 이중 코스피 종목이 133개(13.9%), 코스닥이 141개(8.1%)였다.

특히 화장품 및 음식료 관련 종목들이 돋보였다.

대장주 아모레퍼시픽[090430]은 지난달 31일 장중 20만5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썼다. 코스피가 급락하는 와중에도 29∼31일 사흘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제이준코스메틱[025620], 코스맥스[192820], 토니모리[214420], 한국콜마[161890], 한국화장품제조[003350] 등도 일제히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코스닥에서도 브이티[018290], 실리콘투[257720], 코스메카코리아[241710], 클래시스[214150] 등이 대폭 올랐다.

삼양식품[003230]은 '불닭 열풍'에 힘입어 지난달 20일 장중 52주 신고가(57만9천원)를 기록했다. 한 달 새 주가가 20만원대에서 50만원대로 폭등했다.

빙그레[005180], 오뚜기[007310], 풀무원[017810], 해태제과식품[101530], 동원F&B, CJ씨푸드[011150]도 신고가를 썼다.

대형주인 SK하이닉스[000660]와 현대차[005380],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로 분류되는 하나금융지주[086790]·KB금융[105560]·BNK금융지주[138930]·JB금융지주[175330]·삼성화재[000810]·신영증권[001720] 등 금융주, HD현대일렉트릭[267260]·LS일렉트릭[010120]·가온전선[000500] 등 전선주도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dh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