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자국 무기로 '러 본토 공격 허용' 공식 확인(종합)

입력 2024-06-01 00:21
수정 2024-06-01 03:02
美, 자국 무기로 '러 본토 공격 허용' 공식 확인(종합)

미 언론 "장거리 미사일은 계속 금지"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자국이 제공한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도록 일부 허용했다고 31일(현지시간) 공식 확인했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외무장관 회의 이후 기자들에게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무기를 사용한 러시아 내부 공격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최근 몇 주 동안 우크라이나가 방어 목적으로 공급된 무기의 사용 권한을 요청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그러한 목적으로 우리 무기 사용을 승인했다.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앞으로도 필요에 따라 조정·조절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AP 통신 등은 전날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하르키우에서 반격 목적으로 미국 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팀에 지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는 이날 오전 하르키우의 접경지대에서 미국산 무기를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긍정적 신호'를 여러 외교 채널을 통해 받았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도 이날 러시아 본토 공격을 허용한다면서 미국·영국·프랑스와 협의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러시아 본토 공격을 허용할 무기는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중거리 유도 다연장 로켓 시스템(GMLRS)과 야포 체계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장거리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는 러시아 본토 공격을 계속 금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공격에 서방 무기 사용을 허용해야 한다고 앞장서 주장해온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정당방위는 긴장 고조가 아닌 기본적 권리"라며 미국과 독일의 결정을 환영했다.

'제3차 우크라이나-북유럽 정상회의' 참석차 이날 스웨덴을 찾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국경 마을에 사는 우리 국민을 보호하는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목표를 향해 한 걸음을 내디딘 것"이라고 말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또 이번 회의에서 2022년 개전 이후 2년 동안 해온 대로 앞으로 몇 년간 우크라이나에 대한 400억유로(약 60조원) 상당의 군사지원을 약속하고 나토 동맹국이 공평하게 분담하자고 제안했다.

또 "동맹국들은 우크라이나의 미래가 나토에 있다는 데 동의한다"며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절차를 진전시키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2022년 9월 나토 가입을 신청했고 지난해 12월 가입 협상 절차가 시작됐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추진이 침공의 이유라고 주장한다. 나토 동맹국 내에서는 이미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가입에 반대하는 여론도 만만찮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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