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유럽방공망 '구멍투성이'…"필요수준 5%에 불과"
러 우크라 공습 볼 때 잠재적 취약성 부각
발등 불 떨어진 유럽국들 '공동 방공망' 구상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유럽 일부 지역의 방공망이 현실에 비춰볼 때 아예 없는 것과 다름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작년에 방위계획을 구상하면서 유럽 중부와 동부 동맹을 보호하는 데 제공할 수 있는 방공 역량이 필요한 수준의 5% 미만이라고 지적했다.
나토의 한 외교관은 "미사일 공습을 막을 능력은 유럽을 침공에서 방어할 계획에서 중대한 부분"이라며 "우리가 지금은 그걸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현실은 러시아가 10년 안에 나토 회원국을 공격할 능력을 갖출 것이라는 관측이 나도는 상황에서 불안을 부채질한다.
현재 러시아가 미사일, 자폭 무인기, 소련제 활공폭탄으로 우크라이나 영토를 유린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시급성이 더 부각된다.
유럽 내 나토 동맹국들은 최근 수개월 동안 우크라이나에 방공장비를 추가로 지원하지 못했다.
이는 비싸고 제조가 더딘 방공장비의 재고가 유럽에서 제한적이라는 현실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지적된다.
미국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의 거점인 폴란드에 패트리엇 방공체계를 투입했다.
다른 유럽 동맹국들에는 그런 방공체계의 여분이 거의 없어 자국 방어를 넘어서는 배치가 심각하게 제한되는 게 현실이다.
한 나토 외교관은 "부인할 수 없다"며 "방공이 우리가 지닌 가장 큰 구멍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잠재적 위험을 직감한 나토의 유럽 동맹국들은 대안 마련에 분주하다.
독일은 10여개 유럽연합(EU) 회원국과 함께 미국, 이스라엘 기술로 방공체계를 개발하는 '스카이 실드' 계획을 제시했다.
프랑스는 독일의 계획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소수 동맹국의 지원을 받는 다른 구상을 제시했다.
폴란드, 그리스는 범유럽 방공체계를 개발하고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것을 도와달라고 EU 집행위원회에 요청했다.
일부 EU 회원국 정부는 방공망 구축을 위한 자금을 공동 대출을 통해 조달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유럽 내 다수 방공체계가 통합돼 레이더와 요격 미사일이 전역에 빽빽이 구축되면 방공망 부실이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그런 해결책을 기대하기에는 현시점에 진도가 너무 늦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영국 싱크탱크 왕립연합서비스연구소의 잭 워틀링 연구원은 "방공을 위해 나토의 지휘통제 인프라를 개선하는 시도는 아직 시작되지도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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