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기업인 좌담회서 신에너지 분야 과잉투자 경고"
홍콩 SCMP 보도…"미국·EU 압박 강화와 맞물려 주목"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기업인을 비롯한 경제계 인사들과의 공식 회의 석상에서 신에너지 분야에 대한 과잉투자를 경고하고 나섰다는 보도가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8일 시 주석이 지난 23일 산둥성 지난시에서 해외 투자자들과 국내외 경제계 인사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심포지엄(좌담회)에서 "신에너지에 대한 과도한 투자는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며 이같이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의 이런 발언은 최근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이 전기차·배터리·태양광 패널·풍력터빈 등 여러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과잉생산 문제를 지적하며 반덤핑 조사와 관세 부과 등 압박 조치를 강화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신화통신과 인민일보 등 관영 매체가 회의결과 자료에 이어 최근 별도 공개한 세부 발언록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른바 '새로운 3대 수출품'(新三樣·전기차, 리튬이온배터리, 태양광)에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며 "기세만 높고 실속이 없거나 우르르 모였다가 우르르 흩어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각지의 구체적 실정에 맞게 적절한 대책을 세워 각자 장점을 발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자신이 지난해 처음 제시한 새로운 용어인 '새로운 질적 생산력'(新質生産力)을 인용, "전통산업의 개조(혁신)와 업그레이드로도 '새로운 질적 생산력'을 충분히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이 과정에서 "회사가 설립된 지 몇 년 안에 망한다면 현대 산업의 발전과 새로운 생산력의 육성은 지속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업 자체가 내부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SCMP는 전했다.
그는 과거에도 특정 분야에 과도한 자원을 쏟아부음으로써 생기는 경제적 거품에 대해 경고한 바 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지방정부들은 신에너지 분야 등의 제조업체를 지원하는데 막대한 비용을 지출했지만, 기업들은 첨단기술을 선도하기보다는 가치사슬의 하위단계에 머물렀던 아픈 경험이 있다.
시 주석 발언이 자국 기업의 경쟁력에 초점을 맞춘 원론적인 메시지인지, 실제로 신에너지 분야 과잉투자를 획기적으로 줄이라는 주문인지는 아직 명확지 않아 보인다.
미국과 EU의 압박이 가중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자국을 겨냥한 서방의 '과잉생산' 주장에 대해 "노골적인 보호무역주의"라며 "상식에 어긋나는 불합리한 주장"이라고 반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시 주석은 이 심포지엄에서 다국적 기업 임원들을 향해 "중국은 '공평한 경쟁의 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외국 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외국 자금을 지원받는 기업을 중국 시장에서 몰아내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고 SCMP는 전했다.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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