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대 림팩 참가 함정 절반이 한국산으로 채워질 것"
HD현대중공업 "2030년대 중반 함정 매출 5조원 규모로 확대"
해외시장 개척하려면 국내 과당경쟁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2030년대 환태평양연합군사훈련(RIMPAC·림팩)에 참가하는 함정의 절반이 한국산으로 채워질 것이라고 HD현대중공업이 28일 전망했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대표(부사장)는 이날 용산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연간 1조원 내외인 자사의 함정 매출을 해외시장 확대를 통해 2030년에는 3조원, 2030년대 중반에는 5조원 규모로 확대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 주도로 매년 여름 하와이에서 열리는 림팩은 한국, 일본, 필리핀, 캐나다, 호주 등 약 20개국 함정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 다국적 해상 훈련이다. 해외시장 확대를 통해 10년 뒤에는 림팩 참가 함정의 절반을 한국산으로 채우겠다는 게 HD현대중공업의 원대한 구상이다.
HD현대중공업은 2016년 필리핀 함정 10척 수주를 시작으로 올해 4월 페루 함정 4척을 수주했고, 올해 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호주의 호위함(11척 건조) 사업에도 도전한다.
영국의 군사정보 전문업체인 IHS 제인스에 따르면 세계의 함정 시장은 향후 10년간 820억 달러(약 111조원), 1천100여척 규모로 예상된다. 함정 유지·보수(MRO) 사업은 향후 30년간 연평균 약 70억 달러(약 9조5천억원) 규모로 전망된다.
최태복 HD현대중공업 이사는 "최근 미국을 비롯한 전통적인 함정산업 강국들의 인프라가 노후화하고 있고 공급망까지 퇴조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함정산업의 입지를 넓힐 기회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HD현대중공업은 간담회에서 올해 하반기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업체 선정과 관련해 2006년 방위사업청 개청 이후 관행대로 기본설계를 수행한 자사가 수의계약 방식으로 낙점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쟁사인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이 군사기밀 유출로 보안 감점을 받았기 때문에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업체는 경쟁입찰 방식으로 선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방사청의 KDDX 사업추진기본전략은 부정당업체 제재 처분 등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기본설계 수행 업체가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을 수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의 군사기밀 유출이 특별한 사유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나, HD현대중공업은 기술유출 사안으로 부정당업체 제재 처분을 받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특별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견해다.
국내 조선업체가 해외 함정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국내 시장 과당 경쟁을 지양하고, 해외 수주 사업에서 협력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호주 호위함 사업에서 한국 조선업체들이 경쟁력이 있다면서도 "우리 업체들끼리 너무 경쟁이 치열해져서 '팀킬'(자기팀을 죽이는 행위)을 할까 걱정"이라고 최근 연합뉴스에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해외 함정 사업에 참여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그렇게 하면 좋겠지만, 민간 업체에 정부가 관여할 수는 없는 입장"이라며 "(두 업체가) 그런 결심(컨소시엄 구성)을 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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