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과 영유권 분쟁' 필리핀, 대만 인접 최북단섬에 해안경비기지
국방장관 "美와 합동훈련이 도발? 中이 편집증"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중인 필리핀이 대만과 인접한 최북단 섬에 해안경비대 기지를 개설했다.
24일 AFP·AP통신 등에 따르면 에두아르도 아노 필리핀 국가안보 자문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최북단 유인도인 잇바야트에 기지를 개설했다며 대만 문제 등으로 중국이 군사력을 증강한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해안경비대가 불법 무역, 마약 밀매, 해적, 외국 침입 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필수적인 해양 정보를 수집할 것"이라고 말했다.
잇바야트는 대만에서 남쪽으로 약 150㎞ 떨어져 있다.
필리핀은 이달 초 미국과의 합동 훈련 '발리카탄' 당시 잇바야트에서 대만 유사시에 대비한 섬 탈환 작전을 펼친 바 있다.
미국과 합동 훈련은 중국 견제에 방점을 둔 것으로 분석된다.
길버트 테오도로 필리핀 국방부 장관은 이날 마닐라에서 열린 해군 창설 기념일 행사에서 중국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필리핀과 미국의 합동 훈련 등을 비난해온 중국에 대해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의 협력 활동을 도발이라고 하는 것은 폐쇄된 정치체계의 편집증 증거"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제정신이라면 국제적으로 인정된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지키기 위한 필리핀 행동을 도발이라고 말할 수 없다"며 합동 훈련 등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최근 주권 침해 시 외국 선박에 발포하고 불법 침입한 외국인을 구금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해안경비대 규정을 발표했다.
테오도로 장관은 이를 거론하며 "유엔해양법협약(UNCLOS) 위반일 뿐만 아니라 유엔 헌장 위반"이라며 "내가 보기엔 그것이 도발"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중국이 대만을 포위해 전날부터 실시한 대규모 군사훈련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는 "대만해협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며 '내부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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