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곰에 돌하나로 맞선 일흔살 러시아 할머니
"도망쳐도 소용 없는 상황…개 쫓아내듯 했더니 효과"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러시아에서 숲을 걷다 만난 곰을 돌 하나로 맞서 쫓아낸 용감한 할머니가 화제다.
23일(현지시간) 러시아 매체 '콤소몰스카야 프라브다'에 따르면 러시아 극동 마가단의 작은 마을 오로투칸에 사는 올가 프로코펜코(70)는 전날 아침 산책을 하다가 곰과 마주쳤다.
아침마다 '노르딕 워킹' 운동을 하며 건강을 관리하는 그는 여느 때처럼 나무와 풀이 무성한 마을 외곽의 길을 따라 걸었다.
이날 오전 이 마을 학교 근처에서 곰이 목격됐지만 그는 이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여느 때처럼 밖으로 나섰다.
한창 숲을 걷던 그 앞에 곰이 나타나 매우 가까이 다가오더니 뒷발로 일어서는 공격적인 행동으로 위협했다. 그러나 프로코펜코는 침착하게 대응했다.
그는 땅에서 돌 하나를 집어 들었다. 할머니는 곰에게 돌을 던지지는 않고 쥐고 흔들며 겁만 줬다.
곰은 더는 다가오거나 덤비지 않고서 숲 쪽으로 되돌아 갔다.
프로코펜코 역시 곰에게서 등을 돌리고 집 쪽을 향해 침착하게 걸어갔다.
이 장면이 찍힌 동영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수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갑자기 전국적인 주목을 받게 된 프로코펜코는 "나는 그렇게 용감하지 않다"고 말했다.
곰과 맞선 상황을 떠올리면서는 "도망가도 소용없을 터였다. 곰이 나를 쫓아올 것이기 때문"이라며 "나는 돌을 주워서 개를 쫓아내는 것처럼 곰을 쫓아내려고 했고 효과가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분이 좋았다"며 웃었다.
최근 마가단 지역에는 겨울잠에서 깨어나 먹이를 찾는 곰을 주의하라는 경고가 발령됐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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